애플이 아이폰 5 판매 부진으로 부품 발주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사상 최대 주당 700달러를 찍으며 고공행진을 예고했던 주가가 현재 500달러 선 붕괴 직전에 있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애플 주가가 3.6% 하락해 501.75달러로 마감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15일 이후 최저가다. 지난 9월 최고가 700달러 선에 비교하면 28% 하락했다.
이는 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애플의 부품 주문물량을 감축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해외유수 외신들은 아이폰 5의 판매 부진을 주문물량 감축의 이유로 지적했다.
9월 말 첫 출시된 아이폰 5는 일주일만에 200만대가 팔리며 ‘역시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애플 스토어의 아이폰 5는 재고로 쌓이기 시작했다. 아이폰 수요가 공급을 한참 앞서던 시대가 끝난 것이다.
아이폰 5의 판매 수량이 감소하면서 스크린 주문 물량은 계획했던 것보다 절반가량 감소해 애플은 지난 달 부품 공급처에 주문 물량 감축 사실을 통보했으며 스크린 이외에도 다른 부품들에 대한 공급을 감축했다.
애플의 주요 공급처는 일본의 샤프, 재팬 디스플레이와 한국의 LG디스플레이다. 애플의 주문량 감축은 애플에 상당히 의존하는 일부 회사들의 올해 1분기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5가 처음 출시됐을 땐 부품 공급업체들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거란 우려도 있었다. 실제 애플은 올 1분기 총 6,500만대 분량의 터치패널을 주문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재팬 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수량의 70~80%가 감소됐다고 밝혔다. 샤프 역시 기존 수주량보다 4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프는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텔레비전 부문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이외의 공급체들도 수주량 손실로 인한 재정적 위기가 예상된다.
애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생산 축소의 움직임을 보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이폰 5의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예상될 뿐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밀루노비치 UBS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지난달 아이폰 생산을 약 30% 축소했으며 재고균형 재정비의 결과 혹은 소비자 수요 약화 등이 이유일 수 있다”고 14일 분석 보고서에서 밝혔다.
반면 모스코비츠 JP모건 체이스&코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주문량 감소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며 “아이폰5는 역대 아이폰 제품 중 가장 조립 생산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이폰 생산업체들이 아이폰5 조립에 능숙해지면서 애플이 여유분의 부품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폰 5 수요 감소의 원인 역시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올해 6월 전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저가 아이폰의 등장이 잠재적 원인일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이 소문을 근거로 애플이 한시 빨리 새 제품을 출시하지 않으면 심각한 재정난에 처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2011년 4분기와 2012년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3%를 차지했지만 2012년 3분기 14.6%로 감소했다. 반면 2010년 3분기 8.8%에 그쳤던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3분기 31.3%로 대폭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