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받아온 벤처 39계명” - 배기홍 대표를 만나다
실리콘밸리에서 받아온 벤처 39계명에 대하여 들어보았는가? 모세의 10계명은 들어봤어도 벤처 39계명은 아마도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창업가 커뮤니티의 베스트셀러 도서 ‘스타트업 바이블’의 저자이자 한국과 미국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초기 벤처기업들을 발굴, 조언 및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Strong Ventures의 공동대표인 배기홍 대표가 ‘스타트업 바이블2’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현재 미국에 있는 배기홍 대표와 화상인터뷰로 ‘스타트업 바이블2’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보았다.
창업에 대해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을
모아서 정리해보고자 ‘스타트업 바이블2’의 집필을 결심
- ‘스타트업 바이블’이 성공적으로 출간된 지 2년도 안된 시점에서 ‘스타트업 바이블2’를 작성하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스타트업 바이블’ 출판 이후에 강연을 많이 다니면서 창업가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창업이나 스타트업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몇 가지 공통적인 사항에 대해서 이를 나중에 블로그에 모아서 글을 연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항들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차라리 그 내용들을 모두 묶어 한번에 책으로 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부제가 참 특이하네요. “실리콘밸리에서 받아온 벤처 39계명”이라니 성경의 10계명에서 착안한 것인지?
부제를 아직 확정한 것은 아니에요.(웃음) 좀 유치할 수도 있는데 남들이 기억하기 쉽게 임팩트 있는 부제목을 정하고 싶었어요. 책 제목이 스타트업 “바이블”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읽었던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에서도 영감을 얻었습니다.
- 책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좀 설명해 주시겠어요. 39계명이라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처음 말씀 드렸듯 듯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39가지를 의미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하여 팀원을 모으고 영업, 마케팅 등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 그리고 성공적인 exit 또는 실패라는 모든 라이프사이클에 걸쳐서 창업가로서 오해하기 쉬운 내용들로, 창업가라면 반드시 알아야 된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39가지로 간추린 것이에요. 이 39가지의 내용은 100%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내용이라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창업을 해 본 경험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여러 벤처를 발굴하고 육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돼, 자신 있게 내용을 선정했습니다.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할 때의 실행력, 선택과 역량의 집중, 끝낼 때의 결단력
- 39가지 중에 여러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질문을 받은,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3가지 정도만 간추려 주신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의 ‘과감한 실행력’입니다. 누구나 남 밑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창업을 생각만 하다가 포기하고 말죠. 머리로만 생각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고 좋은 팀이 구성되었다면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고 저지를 수 있는 용기와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둘째는 선택과 집중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적은 인력을 가지고 처음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실수를 많이 저질렀는데, 혈기왕성한 젊은 창업가들은 너무 의욕만 앞서 자기와 팀원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이죠. 욕심을 버리고 남들보다 딱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페이스북이 모바일 사진 공유 앱인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400억 원)에 인수한 사례를 보더라도 인스타그램은 모바일로 일상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는 데에만 역량을 집중하였고 이것이 페이스북으로 하여금 인스타그램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느낄 정도로 가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하게 만든 것이죠.
마지막 세 번째로 사업을 5, 6년을 진행하였음에도 큰 성공 없이 현상유지만 되는 수준이라면 과감하게 사업을 정리하고 다른 아이템의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결단력입니다. 회사가 적당히 현상만 유지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쉽게 사업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죠. 그동안 거기에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너무 아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이 어느 정도의 상승곡선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회사는 사실 발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봐야 합니다. 계속 flat한 성장곡선으로 오래 지속될 바에야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새롭게 넘어가는 것이 자기 자신과 다른 팀원 모두들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대형서점을 통한 유통과정에서의 거품을 빼고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전자책으로만 출간을 결심
- ‘스타트업 바이블2’는 전자책으로만 출간하신다고 하던데 어디서 이 책을 볼 수 있는건가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전자책으로만 책을 발행하는 것은 저로서는 굉장히 큰 도전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아이튠스의 미국 계정이 없는 한 정식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들은 소문에 의하면 7월 낼지 8월에 애플이 한국에도 정식으로 iBooks를 론칭할 예정이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iBooks를 통해서 가장 먼저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후에 리디북스에서도 출시할 생각입니다.
- 그러면 다른 대형 온라인서점에서는 출시를 안하고 오직 iBooks와 리디북스에서만 출시를 할 예정이신가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네, 일단 기본적인 생각은 그렇습니다. 모든 대형 온라인서점에 올리는 것보다는 전자책 시장에서 제일 역량이 있다고 판단한 2가지 채널에서만 출시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죠. 특히 종이책 시장에서 대형서점을 유통채널로 하여 출간을 하는 경우 (가격에) 굉장히 거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공장에서 고객에게로 직거래를 하자라는 것입니다. 작가라는 공장에서 독자라는 고객에게 바로 책을 유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자책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구요. 이렇게 전자책으로 출시를 하는 경우에는 작가가 받는 인세도 기존 종이책에 비해 훨씬 많고 독자들 입장에서도 종이책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컨텐츠를 구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전자책으로만 출시하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다들 한국에는 전자책 시장이 너무 작아서 실패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시더라구요. 근데 불과 4~5년 전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진출할 때만 해도 모두들 삼성전자가 꽉 잡고 있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아이폰은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물론 저의 이 도전이 무모한 도전이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고민보다는 실험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남들과 똑같이 종이책을 만들어서 서점에서 파는 방식을 탈피해보고 싶습니다. 저의 이 도전이 자가출판을 생각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판매량이 영 아니다 싶으면 종이책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내용도 빼놓지 말아주세요.(웃음)
- 역시 창업가답게 멋진 도전을 즐기시는군요. 전자책만으로도 도서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일반 독자분들은 언제쯤이면 이 전자책을 접할 수 있을까요?
출간예정일은 6월 중순이구요, 늦어도 7월 중에는 출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에 1권을 출간했을 때는 정식 웹사이트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식으로 스타트업 바이블 홈페이지도 만들고 기존 작가들이 그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방법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제대로 해 볼 생각입니다. YouTube를 활용할 생각도 있구요. 주위 분들에게 이 책을 가장 많이 추천한 25명 정도를 뽑아서 책을 무료로 보내는 이벤트도 생각 중에 있습니다.
양질의 창업관련 컨텐츠를 아낌없이 공유함으로써
창업하기에 더욱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야
- 마지막으로 beSUCCESS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내에서 2, 3년 전보다는 확실히 창업에 대한 분위기가 좋아졌고 창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매우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beSUCCESS와 같은 좋은 IT미디어에서 좋은 컨텐츠들을 많이 제공했던 것도 하나의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컨텐츠를 아낌없이 서로 공유함으로써 창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beLAUNCH2012와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가 더 자주 개최되어 벤처창업 관계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대중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