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유전자를 들여다 본다 – Startup Genome Project (1/3)
2012년 08월 17일

이 은 세 (eunse.lee@besuccess.com)

비즈니스는 기술적(technical)인 것에 가까울까, 아니면 예술적(artistic)인 것에 가까울까? (편의상 technique를 기술로, art를 예술로 적기는 했지만, 사실 art 역시 본래는 예술 가능케 하는 기술의 의미를 가지므로, 실제로는 art를 기(技)로, 그리고 technique를 술(術)로 적는 것이 보다 적당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과 30 년 전인 1982 년,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 중 한 명인 Tom Peters가 In Search of Excellence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예술로서의 비즈니스를 이야기하기 전까지 적어도 대기업의 세상에서 경영은 철저히 기술에 관한 것이었다. 반면, 기업가(entrepreneur)들은 비즈니스를 일반적으로 예술의 영역에 놓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뻔한 이야기를 하자면 훌륭한 재료들을 정확한 레시피에 의해 요리할 때에만 걸작요리가 탄생할 수 있듯, 경영 역시 예술이라는 토대 위에서 비즈니스의 각 요소들에 대한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에야 비로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이 이루어 질 수 있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아직까지 주로 예술의 영역에 속해 있어 기술적인 토대가 부족한 창업, 혹은 기업(起業)에 대한 정량적(quantitative)한 접근은 기업가들을 위해서 뿐 아니라 사회에 보다 커다란 창의성과 다양성을 주입하기 위해 반드시 행해져야만 할 과업일 것이다. 오늘 독자여러분들과 함께 살펴볼 Startup Genome Project는 그러한 기업에 대한 정량적 분석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beSUCCESS와도 partner관계에 있는 Startup Genome Project (이하, “SGP”)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통해 기업가들과 스타트업들이 공유하는 속성들을 밝혀 냄으로써,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이 보다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틀 위에서 스타트업의 성장단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할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SGP는 스타트업들이 그 성장에 있어 공통적인 어떤 단계(threshold)를 거치게 되며, 그와 같은 단계들을 충실히 거쳤을 때 보다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설을 시험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각 단계들이 어떠한 것들인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beSUCCESS는 현재 650 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는 SGP가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에게 자신들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정의하기 위한 훌륭한 나침반 중 하나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 앞으로 3 주에 걸쳐 그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본격적으로 SGP가 규정한 스타트업들의 성장 단계들을 살펴보기 전에, 이번 주에는 그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역시 SGP의 연구 결과 나타난 스타트업들의 분류와 그 제반 내용들을 먼저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SGP는 인터넷 스타트업들을 자신들이 분석한 650 개 이상의 스타트업의 사례들에 의해 아래 표 1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네 가지 주요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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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스타트업의 "개성(Personality)"에 따른 형태 분류

 

SGP의 이와 같은 분류는 기존의 고객개발차원(customer development dimension), 즉 창업자들이 확장 가능한 고객획득 전략을 어떻게 탐색하고 검증하는지에서 출발, 이를 발전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에 흔히 사용되던 B2B, 혹은 B2C 등의 접근 방법이 인터넷 스타트업들에 적용되었을 때에는 유요하지 않을 수 있음에서 착안한 것이다. 예컨대, SaaS (Software as a Service)나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개념이 등장하게 됨에 따라 인터넷, 혹은 IT Product의 제품가격은 극적으로 떨어지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과거에는 기업의 IT 부서 차원에서 구매하던 product가 이제는 개인적 차원에서도 구매가능한 것이 되었고, 따라서 B2B와 B2C의 경계가 인터넷 스타트업의 세계에서는 명확히 나누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SGP는 또한, 각 스타트업의 창업가, 혹은 창업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도 주목한다. 크게 비즈니스 집중형(Business Heavy), 균형형(Balanced), 그리고 기술 집중형(Technology Heavy)의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 살펴본 창업팀의 구성은 아래 그림 1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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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스타트업의 형태 별 창업팀의 구성형태

이 때 주목해야 할 것은 두 가지이다. 먼저, 오토마이저는 비즈니스 집중, 소셜트랜스포머는 기술 집중, 챌린저는 균형형의 특성이 초기에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이들이 성장할수록 그러한 강한 특성이 점차 변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에 강하게 집중되어 있던 오토마이저는 점차 기술 집중형의 성격으로 변화하였으며, 초기에는 비즈니스 집중의 성격이 크지 않았던 챌린저가 점차 비즈니스 집중적 성격이 강화되는 것 등이 그러한 것이다. 국내의 스타트업들은 이 도표를 활용, 현재 자신의 팀의 구성을 살펴보고, 각 경우 변화를 참조하여 향후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팀을 변화시켜 나아가게 될 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 째, 가장 마지막의 도표를 통해 우리는 챌린저를 제외한 경우 비즈니스 집중형과 균형형의 평균 투자유치액이 기술 집중형의 그것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가 크게 미국, 그 중에서도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이기에 이를 직접적으로 국내의 경우에 대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가 가장 진보된 창업생태계를 보유한 지역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볼 때, 향후 우리나라 생태계의 발전방향을 미리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혹은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의미있는 벤치마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스타트업의 각 형태 별로 살펴본 주력 시장의 분류이다. 이것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이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연구 결과는 실제로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 소셜트랜스포머와 챌린저의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존의 시장에 보다 낫거나(better) 저렴한 (cheaper) 오퍼링(offering)을 제공하는 형태, 혹은 기존 시장 내에서 틈새(niche)를 공략하는 프로덕트(product)를 제공하고 있었

2그림 2 스타트업 형태별 시장 형태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필연적인 것은 피봇(pivot)이라 불리우는 프로덕트(product), 혹은 사업모델의 변경이다. 아래 그림 3은 각 스타트업의 형태 별로 조사된 피봇 횟수의 SD (Standard Deviation)을 나타낸다. (다음 회에 다를 내용이자만 SGP의 연구결과 스타트업은 2 회의 피봇을 거칠 때 가장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이 조사되었으며, 본 도표의 도출에 사용된 사례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에 한정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오토마이저, 소셜트랜스포머, 인테그레이터, 그리고 챌린저의 순으로 피봇횟수의 SD가 증가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챌린저와 인테그레이터가 상대적으로 작은 수의 클라이언트를 상대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클라이언트 의존도를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들의 형태에 해당하는 스타트업들은 보다 높은 수준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유하여야 할 것이다 – 필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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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스타트업 형태 별 불확실성

 

다음 그림 4는 스타트업의 형태 별로 상이하게 나타나는 평균 투자유치 금액을 나타낸다. SGP에따르면 챌린저가 다른 세 형태의 스타트업들보다 월등히 많은 액수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그 프로덕트의 개발이 다른 형태보다 훨씬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커다란 투자를 유치한 소셜트랜스포머는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당 형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필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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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스타트업 형태 별 평균 투자유치금액

 

필자가 SGP를 검토하며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다음의 그림 5이다. 그림 5는 각 형태 별로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 베이스 가운데 얼마만큼의 사용자가 실제로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이에 따르면 오토마이저와 소셜트랜스포머는 10% 내외의 사용자가 실제로 그 사용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인테그레이터는 약 20%, 그리고 챌린저는 약 27% 가량의 사용자가 유료 사용자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인테그레이터와 챌린저의 사용자들 중 비즈니스 사용자들의 비중이 다른 두 경우보다 높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지금까지는 경험적이고 후행적으로 밖에 파악될 수 밖에 없었던 스타트업의 실제 사업성을 실제 사용자들의 (지불)행동특성을 분석함으로써 명확히 밝혀냈기 때문이다. 물론 앞의 창업팀의 구성 및 그 성과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결과 역시 특정지역에 다수 집중되어 있는 표본들에 대한 분석 결과이므로 타 지역의 경우에 직접적으로 대입하는 것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실제 유료 사용자 비율이 온라인 공간에서 운영되는 인터넷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크 효과나 바이럴리티(virality)가 모두 반영되어 나타난 것임을 감안하여 볼 때 지역적 특성에 따른 편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 주) 따라서 국내의 스타트업들은 본 자료를 통해 향후 프로덕트의 론칭(launching) 후 어느 정도의 사업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를 미리 가늠해 보고 그 대안이나 보완책을 모색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그림 5 사용자 베이스 중 유료 사용자 비율

지금까지 SGP의 연구결과를 통해 인터넷 스타트업들을 분류해 보고, 각기 나타나는 특성 및 분석결과들을 살펴보았다. 이를 정리하자면 크게 다음의 요점들을 도출할 수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들은 이를 자신들의 성장에 필요한 벤치마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인터넷 스타트업들은 그 성격에 따라 오토마이저(automizer), 소셜트랜스포머(social transformer), 인테그레이터(integrator), 그리고 챌린저(challenger)로 분류할 수 있다.
  • 각 스타트업들은 그 창업팀에 따라 비즈니스 집중형(Business Heavy), 균형형(Balanced), 그리고 기술 집중형(Technology Heavy)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중 챌린저를 제외한 경우 비즈니스 집중형과 균영형의 창업팀들이 보다 나은 투자유치성과를 보인다.
  • 챌린저는 그 프로덕트 개발에 상당한 자원이 소모되며, 소셜트랜스포머는 현재 투자 트랜드가 헤딩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으로 말미암아 보다 커다란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 스타트업들이 신시장을 창조하고 있다는 믿음과 달리 실제로는 많은 경우 기존의 프로덕트를 개선하거나 가격경쟁력을 확보, 혹은 틈새를 공략하는 프로덕트를 통해 성장하게 된다.
  • 잠재적 클라이언트의 규모가 작은 경우 그 의존성이 증대되어 보다 많은 수의 피봇(pivot)을 거치게 된다.
  • B2C로 통칭되는 형태의 스타트업들의 실제 유료 사용자 비율은 최대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 주에는 스타트업들이 그 성장에 있어 어떤 단계(threshold)를 거치게 되며, 또 각 단계마다 나타나는 특징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본 내용에 대한 문의나 컨설팅 및 강연 요청은 eunse.lee@besuccess.com 으로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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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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