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슈머’가 식품업계의 주요 소비자로 급부상함에 따라 유통업계, 특히 IT환경을 기반으로 한 벤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싱글슈머란 유통업계에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를 칭하는 신조어다. 지난 1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수는 40만 이상이며, 2015년에는 전체 인구의 23.1%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싱글슈머’들의 시장규모가 무려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취업과 진학을 이유로 결혼을 늦추거나 자기개발을 중요시 여기는 20,30대들이 싱글슈머의 주축이다.
이들 싱글슈머는 이른바 3S(Small, Simple, Speedy) 법칙에 따라 소비하는경향을 보이는데, 이에 따라 싱글슈머를 겨냥한 서비스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3S법칙을 따른다고 해서 싱글슈머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싱글슈머의 연령대는 인터넷 정보활용이 능숙한 젊은층이며, 이들은 자기 과시적인 소비성향이 강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상품의 질이 보장되어 있어야 하고 구매방법이 스마트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3년 유통업계의 대표키워드가 '프리미엄'과 '컨비니언스'로 점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력과 기술력을 두루 갖춘 젊은 IT벤처들이 싱글슈머시장에 뛰어들면서 유통업계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유통업계의 새 바람을 불어넣는 ‘컨비니언스’한 스타트업
싱글슈머를 위한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농수산물 직거래 커머스 헬로네이처다. 지난 해 1월 첫 선을 보인 헬로네이처는 전국에서 우수한 품질의 친환경 농수산물을 선별하고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 신선도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주부들의 입 소문을 타고 월 성장 40%를 지속하던 헬로네이처가 싱글 슈머를 위한 소포장 묶음 배송에 나선 것이다. 기존 유통 방식에 따르면 산지 직송 서비스는 대량 구매의 부담이 따르지만, 헬로네이처가 소포장 묶음 배송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소비자들은 △갓 재배한 다양한 농수산물을 △원하는 만큼 △한 번에 배송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헬로네이처는 소포장 묶음 배송을 실시하기 전부터 싱글슈머의 시장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헬로네이처 내의 꾸준한 인기 상품 인 닥터넛츠가 소포장 상품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닥터넛츠는 국내 최초로 견과류 1일 섭취량 1온스의 개념을 도입하여 소포장 상품을 판매 해 왔다.
배송료 3000원을 지불하면 수도권 지역의 유명 제과점의 메뉴를 매일 아침 배달 받을 수 있는 헤이브레드 역시 싱글슈머의 바람을 타고 주목 받는 스타트업이다. 헤이브레드에 입점 해 있는 제과점을 보면, 채식주의자용 빵을 전문으로 만드는 곳부터 식사대용빵을 만드는 곳 까지 소비자들의 ‘개인화’, ‘맞춤화’를 위한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일반 편의점, 대형마트들에서 쉽지 않은 고객 세분화 전략이야 말로 헤이브레드의 최대 강점이다.
리본키친은 ‘컬러푸드’라는 컨셉을 강조하여 까다로운 싱글슈머의 지갑을 열고 있다. 채소와 과일을 색깔 별로 나누어 하나의 도시락에 담았다. 열량과 용량은 줄이고 영양은 높아 다이어트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여성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예전에는 편리함과 서비스의 질이 반비례 하기가 쉽상이었지만, 유연한 온라인 환경의 활용을 통해 이전의 편견들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큐레이션 서비스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싱글슈머들의 좋은 상품을 소비하고 싶은 욕심과 부족한 시간 사이에서 생기는 모순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한민국 직장인을 위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지향하는 덤앤더머스는 간편 요리, 출장세차, 다이어트를 위한 디톡스 서브스크립션에 이어 원데이렌즈 구매 대행 서브스크립션까지 출시하며 싱글슈머의 생활에 바짝 다가서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나열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들이 전혀 새로운 서비스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간 뜨거웠던 소셜커머스가 가라앉고 소비자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좀 더 세분화된 타겟팅과 전략을 가지고 나온 커머스 산업의 진화 된 형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그리고 또 1인 가구 사회로 흐름이 변화하면서 소비자의 욕구 역시 개인화 되기 시작하면서 대량생산을 지향하는 대형유통시장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이트가 생겨 난 것이다.
정보통신의 기술이 빠르게 발달되면서 더불어 짧게는 1~2년만에 동전하는 유통업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지, 그 속에서 스타트업은 또 어떠한 혁신을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