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 벨리에서 가장 핫한 뉴스를 꼽으라면 드랍박스의 메일박스 인수건이 아닐까 싶다. 불과 13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런칭한지 한달밖에 안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인수액이 현금과 주식을 합쳐서 무려 1,000억 정도! 라고하니 정말 엄청난 뉴스다. 이 인수를 놓고 거품이라는 논란도 있고 적절한 인수라는 평가도 있지만 확실한 건 누가봐도 대단한 뉴스라는 것이다. 이 뉴스와 유사하게 페이스북이 상장한 작년에는 페이스북이 2년 밖에 안된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무려 1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뉴스들을 보면 벤처하는 입장(벤처하지 않는 입장에서도) 솔직히 누구든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인데 어떻게 안 부러울 수가 있을까. 하지만 사업을 하고나서 2년반이 지난 지금은 이런 뉴스를 예전처럼 봐도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만해도 잘나가는 벤처는 모두 저렇게 빠른 시간내에 1,000억 이상에 엑싯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초반에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아 나만 못하는건가?' 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지금보니 저런 케이스는 정말 로또에 가깝다는걸 알게되었다.
실제로 Techcrunch 기사에 따르면 B2C 기업중에 1,000억 이상에 엑싯한 회사는 최근 5년간 38개 밖에 되지 않는다. 많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미국에서 매년 새로 생겨나는 기업 수를 생각해보면 매우 적은 숫자이다. 그리고 또 재미있는 사실이 1조 이상에 매각한 기업들의 평균 엑싯 기간은 7년이고 1,000억 넘게 매각한 회사들의 평균 엑싯 기간 또한 6.9년이라는 사실이다. 7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수도있지만 벤처를 하는 입장에서 7년간 생존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많은 대박 기업들이 한 순간에 대박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우여곡적을 겪는다. 실제로 트위터 같은 경우에도 2년 정도는 유저가 거의 없었고, 에버노트도 한때 자금이 다 떨어져서 회사 문을 닫을 뻔했다.(에버노트의 경우 문을 닫으려고 하던 전날 밤 한 열성적인 유저가 50만달러를 투자해서 기사회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의 대박을 꿈꾸고 창업에 도전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오늘 비트윈의 박재욱 대표님이랑도 얘기하면서 내린 결론이지만 벤처창업해서 성공하는건 X나 힘들다. 벤처의 성공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말 오랜 시간의 고민과 삽질과 좌절이 필요하다. 미국의 대박 기업들이 평균 7년이 걸렸는데 창업하고 2~3년만에 대박이 나길 바라는건 너무 허황된 꿈이 아닐까? 세상을 바꾼 32가지의 통찰(Founders at work) 마지막 부분에 보면 쉐어홀더닷컴의 창업자 론 그루너가 이런 말을 한다.
"불굴의 정신 이라는 말이 내가 벤처창업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이다. 성공의 열쇠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불굴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결국 벤처가 성공하기 위해선 창업자가 불굴의 정신(확고한 결의)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주변 분들은 잘 알고있지만 우리회사는 이미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글루가 성공할 것을 믿는다. 하지만 솔직히 얼마나 걸릴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주변의 대박뉴스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다보면 언젠가 성공할 것이라 믿는 것이다. 오늘 블로그 글에는 전부다 미국 기업들을 예시로 들었지만 10년정도가 지나고 나서는 전부다 한국기업 예를들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국벤처들이 꼭 모두 포기하지말고 성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