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들의 해외 진출, 막연한 두려움부터 버려야’
- 모글루(www.moglue.com) 김태우 대표
나는 지난해 직원 10명으로 '모글루'라는 신생 벤처를 창업했다. 'SNS' 아이템으로 출발해 현재는 자체 개발한 전자책 플랫폼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신생 벤처지만 이 만큼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해외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한국의 많은 벤처들은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경험한 후 해외 무대로의 진출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는 해외시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글로벌 무대로의 진출을 시도하는 벤처들이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지난 2009년에 실리콘 벨리의 벤처캐피탈에서 인턴과정을 경험하면서 해외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었다. 해외에서의 인턴 과정을 거친 후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해외시장을 타겟으로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획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해외시장에 우리가 준비한 서비스를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알려야 할지 난관에 봉착하고 만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지인을 통해 싱가포르텔레콤과 미국 유명 벤처 인큐베이션 센터인 Plug and Play 가 함께 주최하는 'Asia Top 50 apps'라는 이벤트를 알게 돼 지원하게 됐다. 워낙 쟁쟁한 지원자들이 많아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Asia Top 50 apps'에 들 수 있을까도 걱정했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Asia Top 10 apps'에 선정되면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ccelerate 2010' 행사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지난해 열린 이 행사에 참석해 전 세계 1천여명의 참가자들 앞에서 나 자신과 우리 서비스에 대해 알리는 소중하고 감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 전 세계에서 온 각 국의 참가자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있었다. 행사기간 동안 1천여명의 참가자들을 만났지만 나를 제외하고 한국 사람을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벤처들이 정보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이로 인해 해외에서 일어나는 행사를 '기회'로 삼으려는 적극적 자세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막연한 두려움만 버린다면 누구나 나와 같은 기회를 맞을 수 있을테고, 'Plug and Play'와 같이 해외에서 온 벤처들이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벤처 인큐베이션 센터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는 당시의 도전과 소중한 경험을 발판 삼아 기존 'SNS' 아이템에서 더 나아가,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위한 'interactive e-book'(실시간대화형 전자책) 보급에 주력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직원 3명과 함께 일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시장 도전을 준비 중이다. 주변에 우리와 같이 해외시장으로 도전하는 벤처들이 늘어난다면 더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른 많은 벤처들도 우리와 같이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면 더 많은 기회와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 믿으며 적극적인 도전이 더 많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