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온라인상에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섭스크립션 서비스가 문을 열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정품 사료와 각종 용품을 매달 배송해주는 ‘펫츠비’이다. 비석세스가 펫츠비의 창업에 유독 주목한 것은, 지난 펫츠비가 탁월한 인적구성으로 창업된 기대주이기도 하거니와 비론치2012를 개최하는데 참여했던 전 비석세스 이다혜 편집장이 공동창업자로 있기 때문이다. 이다혜 편집장은 비론치2012 개최를 2주 앞두고 메인 스폰서를 따내는 등, 위기에 부닥칠 때마다 늘 정면돌파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펫츠비를 통해 이다혜 부대표가 정면돌파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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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의 모든 스타트업을 리뷰하다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뭐 해서 먹고 살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창의적인 일을하고 싶다’는 키워드만 있었구요. 컨설팅과 출판사, 그리고 금융회사를 거쳐서 결국 제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친한 친구들과 준비했던 첫 번째 회사가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엎어진 다음에는 집에서 매일 ‘창업’, ‘스타트업’, ‘벤처’ 등의 키워드를 검색창에 쳐댔어요. 그 당시 저는 고벤처가 뭔지도 모르고 VC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거든요.”
검색 끝에 그녀가 찾아낸 것은 바로 비론치2012였다. 당시 비론치2012 배틀에는 200개가 넘는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덕분에 그녀는 고시 공부하듯 밑줄을 그어가며 스타트업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행사뿐만 아니라 인터뷰도 하고 기사도 쓰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스타트업 대표, 개발자, 디자이너, VC, 기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창업의 몇 가지 원칙을 세웠어요. 첫째, 시작과 동시에 매출이 있는 비즈니스를 할 것, 둘째 글로벌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것, 셋째, 사람들에게 이로운 가치를 주는 비즈니스를 할 것, 넷째, 최고의 사람들과 함께 일할 것.”
원칙은 명확했으나 원칙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국 스타트업계의‘관찰자’ 역할에 회의가 들 때쯤 비석세스에 사표를 던졌고, 때를 맞추기라도 한 듯 티켓몬스터 공동창업자인 신성윤 이사를 만났다. 2012년 9월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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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황에 딱 맞는 섭스크립션 서비스 모델을 찾아 내다
“제가 느끼기에 한국에서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분명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는데, 신성윤 이사는 ‘수익이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섭스크립션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완전 솔깃했죠. 저도 작년 이맘때쯤 섭스크립션 서비스라는 키위드를 처음 접하고선 완전 흥분해서 가능한 모든 섭스크립션 서비스를 기획했었거든요. 하지만 수십 번의 모델링 결과,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한국에선 아니라는 결론이었어요. 그런데 신성윤 이사가 너무 자신만만하게 이야기 하니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펫츠비 심종민 대표를 만나게 되었어요.”
<왼쪽부터 심종민 대표, 이다혜 부대표, 조혜옥 마케팅팀장>
심종민 대표는 티몬 초창기 신성윤이사와 함께 일을 했던 것을 인연으로, 반려동물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자는 목표로 신성윤 이사와 의기투합해 있던 상태였다. 이다혜 부대표는 마침 함께 창업을 해보고 싶다고 연락 온 개발자와 함께 팀에 합류, 신성윤 이사와 만난 지 두 달 만에 ‘펫츠비’라는 법인을 세웠다.
“신성윤 이사가 말했던 ‘완벽한 모델’은 낚시였던 것 같아요(웃음). 결국에는 현재 상황에서는 거의 완벽하다고 판단되는 모델을 만들었지만요. 처음에는 게임, SNS, 섭스크립션 등등 반려동물 관련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다 검토했어요. 저와 심종민 대표, 두 사람의 강점을 제일 잘 살릴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섭스크립션 서비스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다혜 부대표가 말하는 ‘거의 완벽한’섭스크립션 모델은 무엇일까? 일반적인 섭스크립션이 다양한 브랜드 체험 기회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샘플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펫츠비의섭스크립션 서비스에 포함된 제품의 절반 이상은 ‘정품’이다. 샘플로만 구성된다면 하나의 부가적인 상품이 될 수 밖에 없지만, 반려동물이 지속적으로 먹어야 하는 정품사료가 포함됨으로써 펫츠비 박스는 반려동물을 위한 ‘필수재’가 될 수 밖에 없다. 또, 홍보와 마케팅을 목표로 한제휴사의 무상 협찬품목으로 박스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제휴사와 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공동 마케팅 물품을 정하고 함께 수입해 박스를 구성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에는 반려동물 용품 제조사보다수입사가 많거든요. 다양한 회사들과 지속적으로 미팅하면서 한국의 반려동물 시장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고객에게 100% 신뢰할 수 있는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제휴사 역시 매출의 상승곡선을 그려야 하니까요. 제가 현대카드에서 조직평가 업무를 1년정도 했는데, 그 때 깨달은 것이 ‘수익 없는 투자는 오너만의 선택지’라는 것이었거든요. 펫츠비 박스는 마케팅 담당자가 단기적 수익 상승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에 만족할 수 있으면서도, 해당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도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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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츠비, 섭스크립션 서비스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업계에 새로운 벤처 신화 만들 것
“사실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이제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키워드라고 생각해요. 2010년 티켓몬스터를 필두로 한 소셜커머스가 한국 창업계 전반을 때리고 간 뒤 뒤이어 등장한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포화된 소셜커머스의 새로운 대안처럼 여겨졌어요. 하지만 만 1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벤처인들에게는 식상한 키워드가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반려동물 업종이라면 이야기가 또 다르죠”
현재 한국의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규모는 2조대로 추정된다. 최근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가 2조원대로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드는 젊은 벤처인은 적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숨겨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반려동물 관련 회사를 살펴보면 대부분 수의사나, 수의사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 의해 창업되었다.
펫츠비는섭스크립션 서비스를 필두로,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하나씩 론칭해 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의 아직 채워지지 못한 갈증을 하나씩 풀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전국의 반려동물 인구는 천만, 탄탄한 인적 구성과 명확한 모델로 시작한 펫츠비가 반려동물 산업계에 새로운 벤처 돌풍을 몰고 오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