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꼬물꼬물 LNS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만의 정체성이 뚜렷한 LNS를 선보일 스타트업이 있다. 정식 법인이 설립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진짜’ 스타트업인 ‘내일비’이다. 젊은 창업자 3명이 모여 시작한 내일비는 한 사람의 온라인 일생을 기록해주는 서비스의 런칭을 앞두고 있다.
< 내일비 임준원 대표>
한 사람의 SNS기록은 그의 온라인 인생이다.
내일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질문이 돌아왔다. “기자님은 몇 개의 SNS를 사용하세요?” 임준원 대표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2개를 사용하는데, 북미 쪽에서는 3, 4개 이상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는 “그러다 보면 자신의 콘텐츠 데이터들이 흩어져있어서 잃어버리거나 사라지기 쉽겠죠.” 라고 말을 덧붙였다. 이 부분을 보완해주기 위해 개발한 것이 내일비의 ‘Cubbying(커빙)’서비스이다. 커빙은 한 개인이 SNS, 이메일 등 여러 온라인 활동을 통해 남긴 기록들을 자동으로 모두 수집해준다. 그리고 그것들을 한 곳에 모아서 그 사람만의 페이지를 만든다. 이는 한 사람의 온라인 인생 기록이 된다. 임 대표는 “그 페이지에서 SNS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커빙에 다른 SNS의 콘텐츠를 저장하는 것과 더불어, 커빙 자체에 새로운 콘텐츠를 올리면 거꾸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연동해 놓은 여러 SNS로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이죠.” 라고 설명했다.
커빙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록들이 모두 영구 보존이 된다는 점이다. “웹서비스 정책을 훑어보면 몇 년 정도 접속을 안 하면 휴면계정이 되고 삭제예정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또 이건 트위터 담당자에게 들은 얘기인데요. 개인의 트윗을 3천개? 3만개? 까지만 저장한대요. 그러면 이전의 트윗들은 다 사라지는 거죠.” 이렇게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콘텐츠는 소멸된다.
귀가 솔깃해지는 서비스에 대해 듣고 있으니,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가 궁금해졌다. “1년 조금 더 전에 할아버지 장례식이 있었어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친구일 경우에는 한 사람이 이렇게 가고 나면, 그 사람의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콘텐츠들은 다 어떻게 될까? 결국 다 사라져버리지는 걸까?' 이런 콘텐츠들을 한곳에 모아주고 영원히 보존해준다면 사용자는 만족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를 당시에 임 대표는 대기업에 근무 중이었다. 두 명의 지인에게 이 생각을 이야기하니 그들도 공감을 하더란다. 그 두 사람이 공동 창업자인 성효인 이사와 최현욱 이사다. 그렇게 이야기가 통하며 사업은 구체화되었다.
성공의 과정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
내일비도 다른 스타트업처럼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임 대표는 이런 프로그램들을 참여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며 일단 다양하게 참여를 해보라고 권한다. “일단 저지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글라스 디자이너인 ‘톰포드’가 파산 직전의 구찌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들어가서 살려놨잖아요. 그 사람이 한 말 중에 좋아하는 게 있는데요. ‘You should do something first and then talk about it’ 일단 행하고 생각하라는 겁니다.”
임대표는 유누들과 창업진흥원이 지원했던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그램 TOP20팀에 선정되어 지난 10월에 실리콘밸리에 다녀왔다. 실리콘밸리의 경험을 통해, 커빙과 같은 서비스에 대한 Needs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또 사업이 초기에서 껑충 뛸 수 있는 계기였다며, “정말 많은 지적을 받았어요. 그게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많이 다듬어지고 쳐내고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였어요.”
임 대표는 이런 지원프로그램의 참여를 힘들 때마다 한방씩 맞는 아드레날린이라고 비유했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유는요. 아무리 헝그리정신으로 열정을 갖고 스타트업을 하더라도, 지속되다보면 사람들이 지치게 돼 있어요. 그러면 조그만 성공을 자꾸 터뜨려줘야지 그 열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성공을 위한 계단식 성과 같은 거라고 할까요?”
내일 be Trend
임 대표는 휴대폰에 팀원들의 꿈을 모두 적어놓고 항상 염두에 둔다고 한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적어놓은 팀원들의 꿈을 하나하나 읽었다. “저의 꿈은 영향력이에요. 성효인 이사는 부와 명예. 참 솔직하시죠.(웃음) 최현욱 이사는 명예와 즐거움. 기술팀장은 ‘일을 하며 행복감을 느끼면 좋겠다.’, 막내 디자이너는 현재 상황에 만족을 하는 거. 막내 개발자는 ‘즐거우면 좋겠다.’고 하고요.”
팀원들과 다 같이 찍은 사진을 기사에 넣고 싶다는 임 대표. 그리고 팀원들의 꿈을 말하며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에서 팀원들은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 내일비 팀원들, 아래 줄 좌측부터 최현욱 이사, 성효인 이사>
내일비는 내일(Tomorrow)+be라는 뜻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기록해주는데, 과거뿐이 아닌 내일까지도 관리해준다는 의미에서 내일이 들어간다. 또 내일 be 다음에 어떤 긍정적인 단어가 와서 이름을 완성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내일을 향한 be는 각자가 완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일비가 꿈꾸는 ‘내일 be’는 무엇일까?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트렌드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 갑자기 사용자가 몰려서 빵 터졌어요. 그러다가 6개월이 지나니까 아무도 안 써요. 그러면 반짝한 서비스지 트렌드는 아니죠. 스테디셀러같이 꾸준히 사랑 받는 것이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임 대표의 말을 통해 짐작하건대, 내일비의 내일 be는 트렌드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신생 스타트업임에도 그들의 행보가 무모하기보다는 어쩐지 믿음직스러웠다. 그들의 행보가 ‘내일 be SUCCESS’로 이어지는 모습을 beSUCCESS는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