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Lab Startup Story] 다운로드형 리워드앱의 위험성
2013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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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보통개발자는 jdlab.org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산학과 경영, 경제학을 바탕으로 IT분야를 십여년 넘게 공부해왔다. (이하 내용 원문 보기)

 

리워드앱이 한 물 간거같은데, 이상하게 요즘들어 리워드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듯하다. 캐쉬슬라이드와 같은 회사들이야 굳이 말할 것이 없긴한데, 다운로드를 기반으로 한 리워드앱에는 평소 쌓인 말이 많았다. 얼마 전 한 VC가 이 비지니스에 대해 의견을 물었는데, 마침 이번 기회에 한 번 말을 해보고자 한다.

 

본질은 어뷰징이다

 

다운로드 기반으로한 리워드앱들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듯, 그 비지니스의 본질은 어뷰징이다. 이런 앱들이 기술적으로 플랫폼 사업자에게 안들키도록 잘 숨을 수도 있고, 플랫폼 사업자의 잡는 속도보다 빠르게 번져나가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의 Like를 이용한 마케팅회사도 마찬가지다. 돈을 주고, Like를 올린다. 이게 그들의 비지니스의 본질이다. 그러나 뭐라고 설명하든, 이것으로 돈을 벌든 말든, 이 행위 자체는 어뷰징이다. 이같은 행위에 대해 K-Cube와 같은 VC들은 플랫폼 사업자의 리스크를 지적한다. 내부적으로는 어떤 이유가 따로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나, 일단 겉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플랫폼 사업자 리스크다. 플랫폼 사업자가 그 행위를 막아버리면 바로 비지니스가 막히고, 따라서 투자하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타당한 지적이다. 그래서 몇몇 스타트업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우회가능하다는 반론을 펼친다. 그러나 내 개인 의견으로는 이런 플랫폼 사업자 리스크보다 훨씬 더 큰 리스크가 존재한다. 사업자의 인격성 문제다.

 

보통 벤쳐업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20-30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때에는 인생의 초석을 넘어, 기반을 다져야할 때이다. 10대때에야 거의 모든 사람이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인생의 최초 분기는 대학 졸업, 즉 20대 중반부터이다. 이때에 무엇을 하느냐가 인생을 처음으로 결정하게 된다. 인생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느냐보다, 세상에서 누구와 가깝게지냈느냐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시금 반복해서 말하지만, 순위에 관련된 리워드앱의 본질은 어뷰징이다.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마켓은 그레이마켓이다. 아무리 포장을 하고, 아무리 대단한 수익을 벌어도 이 마켓은 그레이마켓이다. 그리고, 그레이마켓의 가장 큰 위험성은 그 마켓에 있는 사람들 자체에 있다. 그레이마켓은 보통 물리고 물려있다. 간단히 말해서 게임 머니 해킹, 게임 작업장, 성인용품샵, 불법 다운로드를 방조하는 웹하드, 불법 해킹프로그램 및 좀비PC만드는 작업자들이 그레이마켓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대략 비슷하다. 그리고 이들 마켓들 중 어디에 들어가도, 이 사람들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아무리 주의해도 근묵자흑은 인간 본연의 성질이라, 스스로 먼저 피하지 않으면 그 덫에 걸려버린다. 이것이 이 마켓의 가장 큰 위험요소다.
한창 인생의 첫번째 분기를 맞을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이 그레이마켓에 들어간다는 것은 젊은 날의 돈과 인생 전체를 맞바꾸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스승을 두어도 부족하다고 하는 이 인생의 시기에 그레이마켓에 들어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들이 하는 행위인 어뷰징을 한다니. 이 때에 실패를 하게 되면 차라리 다행이다. 최악은 성공하는 것이다.

 

중국 송나라 시절에 쓰여진 세설신어란 책에서는 인생의 3대 불행중 하나를 일찌기 성공하는 것, 즉 소년등과로 꼽았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차근차근 성공의 기반을 다져도 모자랄판에 급하게 성공을 하는 것만큼 인생에서 무서운 것이 없다. 부끄럽게나마 ‘사업’이라는 것을 시작한 후에, 젊은 날의 성공이 인생을 망가뜨린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자.

 

지금 30 ~ 40대 중 젊은 날에 성공이 오히려 독이 된 많은 사람들의 백그라운드의 상당수는 인터넷 유통이다. 쇼핑몰등의 인터넷 쇼핑으로 돈을 좀 만지다보니 배가 부르고, 외제차를 리스하거나 사서 몰고다닌다. 사람들은 자신과 친하려들고, 씀씀이가 커진다. 그러나 성공은 오래도록 가지 못한다. 기반이 튼튼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남들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윽고 경쟁자가 출현하고, 매출이 떨어지고, 수입이 줄어든다. 그러나 한 번 커진 씀씀이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이런식으로 몰락한 인생은 복구하기가 꽤 힘들다.

 

카피캣 붐이 일어나는 영역의 사업가들의 역사

 

앞선 스토리를 겪은 사람들은 ‘리스 외제차몰고, 고급 시계차고, 배가 나온 신용불량자’로 요약된다. 이들의 상당수는 소셜커머스의 붐을 타고 스타트업계에 카피캣으로 유입된다. 이들은 누가 열심히 노력했다란 사실을 직시하기보다 어디서 얄팍한 수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에 민감하다. 개발도, 디자인도 못하다보니 자신을 ‘운영책임자, 영업이사’등으로 포장한다. 그리고 투자를 받기위해 여기저기 쫓아다니다가 소셜커머스가 10원경매의 붐으로바뀌고, 또다시 리워드앱, 섭스크립션의 붐으로 바뀌어지자 역시 그 흐름에 카피캣으로 합류한다.

 

다운로드에 기반한 리워드앱은 일종의 편법이다. 물론 불법은 아니다. 사실 이것이 올바른 비지니스이다/아니다 는 논의의 가치가 없다고생각한다. 윤리라는 것의 범위는 무척이나 넓고, 윤리의 범위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마다 다르기 떄문이다. 너무 윤리를 넓게 해석하면 움직일수 있는 폭이 없고, 너무 좁게 성문법적으로 생각하면 역시 편법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윤리에도 ‘적당함’이 필요하고, ‘기준’이 필요하다. 이 때에, 논의가 될 수 있는 행위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효과를 감안하고, 외부효과를 판단하여 윤리의 잣대를 들이대어야한다.

 

어뷰징 비지니스의 진실

 

만약에 이러한 어뷰징 비지니스를 용인한다면 어찌될 것인가.

 

IT생태계에대한 불신이 생겨나버린다. 자음과 모음이 비판받고, 황석영선생의 책이 절판의 위기에 올라서게 된 문제도 업계 전체를 갉아먹는 어뷰징행위때문이었다. 플랫폼 사업자가 제시하는 랭크에 이상한 앱이 올라가있다면, 결국 그것은 업계는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마켓전체를 축소해버리고, 모두가 죽는 게임을 하게된다. 분위기를 흐리는 몇몇의 플레이어가 자신의 수익을 위하여 동료를 희생시키고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마케팅이란 것은, 유휴자원을 잘 이용하여, 고객에게 상품의 정보를 잘 전해주는 것이지, 자신의 책을 사재기하여 베스트셀러의 순위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마케팅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자음과 모음의 사재기와 앱 다운로드형 리워드앱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자음과 모음은 회사돈으로 사재기를 했고, 앱 다운로드형 리워드앱들은 남의 돈으로 사재기를 한 것의 차이가 있을것이다. 게다가 수고비까지 건네줬다. 이렇게 따지자면, 앱 다운로드형 리워드앱이 더 크게 비판받아야 한다.

 

게다가, 네이버 댓글을 점령하게 했던 ‘가출한 여고딩인데 제 벗은 몸을 보여드릴게요. 앱스토어에서 애드XX다운로드받아서 추천인 이름에…’ 라고 시작하는 보기에도 민망한 그 수많은 광고 댓글은 무엇인가. 과연 이 리워드앱 장사꾼들이 후에 자식한테 이게 아버지, 어머니가 만든 앱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난 다운로드앱 리워드를 하는 사업가와, 포주와의 차이점을 전혀 모르겠다. 21세기형 디지털포주가 이들 아닐까. 사실 돈없는 미성년자를 미끼로 자신의 수익을 챙기는 이런 다운로드형 리워드앱은 포주보다 더 악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손목에 전자팔찌라도 채워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러한 어뷰징 비지니스는 누가 하는 것일까.

 

이런 어뷰징비지니스를 했던 사람과 만난 적이 몇 번 있다. 이들의 백그라운드는 역시 ‘불건전 채팅앱’이라던가, ’10원경매’등이었다. 그리고 ‘대학생’이 다수였다.이는 그레이마켓의 속성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한 번 그레이마켓에 빠져들면 나오기가 쉽지않다. 인생을 어떻게 살지는 자기가 결정하는 것이지만, 이들의 20년 후는 이 마켓에서 그리 동떨어져있지 않을 것이다.

 

이런 비지니스를 하는 회사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있는 부작용은 재무제표에 대한 불신이다. 재무제표는 사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그것도 합법적으로 말이다. 사실 조작이라는 용어도 어폐가 있다. 장님에게 코끼리를 설명해주겠다고하고 코끼리 다리만 만지게해준다고해서 그게 불법은 아니듯이 말이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그 숫자 이면을 보기위한 일정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작성자가 마음먹고 코끼리 다리만 보여주겠다고 하면, 웬만큼 그 사업에 정통하지 않은 이상 진실을 알기는 상당히 힘들다.

 

어뷰징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위하여 스스로의 윤리범위를 낮추게 될 것이다. 이는 이 사람의 본질이 나빠서가 아니라, 환경이 그를 그렇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 낮아진 윤리의식은 회복되기 힘들다. 그리고 이런 낮아진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재무제표에 회사에 본질을 담기보다, 재무제표 자체에도 어뷰징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문제가 있는 회사로 찍힐 것이고,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 또한 재취업을 희망한다면 커리어의 일정 부분을 공백처리해야할 것이다. 엔론에서 회계부서에 있었던 사람을 누가 데려가겠는가. 맥시코 갱단정도 데려갈까? 아니면 러시아마피아?

시장을 흐리는 것은 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마켓 전체에 해악을 가져온다. 이제 막 생겨난 스타트업 생태계를 팀킬할 생각인 것인가. 박근혜정부가 이런 디지털 포주들과 관련된 네이버댓글을 보고 ‘역시 IT 스타트업은 안돼’ 라고 하면 어찌할 것인가.

 

돈에는 성격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그 돈에 지배당한다.

 

돈이라는 것은 그 액수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돈에는 성격이 있다. 이 세상에는 착한 돈도, 나쁜 돈도 있다. 작은 액수지만 기본이 탄탄한 돈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가증식을 한다. 많은 액수지만 그 기본이 헐거운 돈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린다. 이는 변동성지표라던가, 자금총액의 미분값등으로 그나마 수치화할 수 있다.

 

사람은 돈에 지배당한다. 이는 수치화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돈의 성격은 사람의 성격이 된다. 마피아가 모은 돈은 액수가 큰 만큼 위험도도 크다. 그 돈을 받는 사람도 위험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사기를 쳐서 모은 돈은 변동성이 크다. 그 사람의 인생도 굴곡질 것이다. 거짓으로 돈을 모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거짓이 될 것이다. 순위를 조작하여 모은 돈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그 자신의 재무제표도 조작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의 인생도 조작할 것이다. 포주가 되어 돈을 번 사람은, 그 자신의 딸도 그 마켓에 흘러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한다. 분위기라는건, 가풍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때문이다.

 

기업과 돈의 역사를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있으면 느껴지는 점이 하나 있다.

 

제로섬인 사업으로 돈을 버는 기업가는 버블을 만나서 패가망신한다. 누군가를 손해입혀서 돈을 버는 것이 유행하면 그 업계가 몰락한다. 그리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은 오래 간다.

 

사업을 하든 무엇을 하든,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여야한다.

그래야 그 당사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족. 이 글이 미성년자의 성상품화보다도 어뷰징에 초점을 맞춘 것은, 미성년자의 성상품화와 디지털포주에게 이 글의 초점을 맞추었다가는 이 글을 쓰면서 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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