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신, 가족, 그리고 그다음으로 야후가 중요하다”
37살의 젊은 CEO, 야후의 구원투수 마리사 메이어가 그리는 미래의 야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난 1일 야후는 공식적으로 더 이상 디지털 미디어 그룹이 아닌 테크놀로지 그룹으로 전향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메이어 취임 전까지 공식적인 디지털 미디어 그룹의 명칭으로 운영되던 야후였다. 메이어는 이에 대해 “작지만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변화다”라며 입장을 표명했다. 명칭 이전으로 글로벌 IT사로의 도약을 확고히 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야후는 모바일에 집중한 봄맞이 서비스 개편을 발표했다. 오는 4월을 시작으로 'Avatars', 'Clues', 'App Search', 'Sports IQ', 'Message Boards'와 같은 서비스를 종료하고 API, 블랙베리 애플리케이션 등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업데이트 계획을 밝혔다.
야후는 작년말과 올해 이어 신생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를 인수를 시작으로 모바일 서비스 개편 및 론칭을 계획하면서 미래의 모바일 비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과 함께 최근 야후는 웹사이트 메인페이지를 뉴스피드의 형태로 전면 개편하면서 사용자 개인화 전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 글로벌 검색 포털 구글과는 달리 분류화와 뉴스 전면 배치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세계경제 포럼에서 메이어 CEO는 “미래의 검색 서비스는 검색어만 유저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배경, 현재 위치, 취향, 전날에 본 것 등의 정보를 통해서 개인화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 인물 그 자체가 검색어가 되는 것이 미래의 검색”이라고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미래 경쟁력을 강조했다.
한편 메이어는 야후의 재택근무 조건을 전면 폐지하면서 직원 및 언론의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 트렌드로 자리 잡은 재택근무에 대해 금지령을 내리면서 직원들은 창의성을 무시한 퇴행적 조치라 반발하고 있다.
또한 메이어는 작년 9월 출산 직후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의 본사 내 자신의 사무실 한쪽에 사비를 들여 아기를 위한 놀이방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재택근무 금지령에 대한 워킹맘들의 반발은 엄청나다. 메이어의 재산은 약 3억달러(3250억원)로, 야후 본사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내 보육시설에 대한 돈많은 CEO만의 해결책이라며 직원들은 비난하고 있다.
이번 재택근무 금지조치에 대해 메이어는 “구글에서 일할 때 처음 5년은 매주 한번 밤샘 근무를 했다. 다른 직원 250명도 마찬가지였다”며 “재택근무는 속도와 효율이 떨어지며 동료들과 교류하고 경험을 나눌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37살의 여성 CEO에 충격적인 결정에 직원들뿐 아니라 외신들까지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야후의 위기 극복의 가능성이 ‘리더의 중요성’에 있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켜보자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메이어의 CEO 취임 후 야후는 불과 취임 7개월 만에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내고 있다. 이러한 메이어의 능력은 해외 투자자들과 네티즌들로부터 긍정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모바일 시장이 PC 시장의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메이어의 모바일 집중 전략이 야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구글’ 수식어를 단 마리사 메이어가 인터넷 검색 시장은 물론 모바일 시장에서도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구글을 꺾고 한때 ‘인터넷 검색 1위’라는 명성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