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7월 20일 금요일 저녁부터 21일 토요일까지 서울 유스호스텔에서는 제 1회 공공데이터 캠프가 열렸다. 해카톤 방식으로 진행된 공공데이터 캠프는 무박 2일로 토요일 오후까지 계속되었다.
서울시는 2011년 12월부터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 웹사이트를 선보이면서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공공데이터를 민간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웹사이트 바로 가기) 이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버스, 지하철, 공영주차장 실시간 운행정보, 부동산 공시지가, 도시계획, 서울 서베이 통계 등 서울시의 40 종 930여 개 자료를 오픈 API나 데이터세트로 얻을 수 있다. 서울시에서 공개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으로 '서울버스 앱'이 있다.
서울시에서는 공공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정부 2.0을 꿈꾸고 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이런 공공데이터들도 민간에서 재활용될 수 있도록 가공되어야 한다. 이번 공공데이터 캠프는 제공되는 공공데이터들이 얼마만큼 활용될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Creative Commons Korea 프로젝트 리드, 윤종수님은 개회사에서 “전자정부는 효율적이다. 문제는 정부가 비효율적이다.”라는 전길남 박사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 자리가 전자정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부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 행사를 위해서 많은 곳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다.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관리하고 담당하는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한국정보화진흥원도 행사장에 2일 내내 상주하면서 개발자들에게 제공되는 데이터를 지원했고, 대검찰청에서도 범죄분석정보를 제공하고 담당자분이 직접 참여해서 서비스가 개발되는 과정을 같이 지켜보았다.
이메일, 핸드폰 문자, 트위터 등 다양한 채널로 취합된 정보를 신시간으로 지도에 시각화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플랫폼인 우샤히디의 PM인 Brian Herbert는 직접 클라우드 맵핑 툴의 활용 지원을 나왔다.(우샤히디의 활용사례 보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에 앞서 애자일 방법론의 전문가 김창준 님의 즉석 강의가 시작되었다.
"개발의 과정에서 오랜 시간 연구해서 마지막에 하나의 결과물을 내려고 하지 말고, 최종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짧은 시간에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구현하고, 구성원들의 회의와 외부인의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바로바로 개선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애자일 방법론에 대한 많은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면서 참가자들이 처음 만나서 같이 작업하는 만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공공데이터 캠프에는 50여 명의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랜덤으로 짜여진 팀에서 스무여 개의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로 다시 팀이 구성되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참가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풍부한 간식지원은 물론이고 가장 졸음이 많이 쏟아지는 새벽 시간에는 자양강장제 쟁탈 게임도 이뤄졌다. 밤을 새워 개발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을 위한 깜짝 국민체조 코너도 진행되었다.
행사 이틀째인 토요일 오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문해서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서울시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더 많은 정보를 개방하겠다. 문명국가일수록 앞선 사회일수록 정보를 더욱 개방한다. 여러분들이 서울을 변화시키는 창조의 에이전트라고 생각한다. 오늘 시상이 있다는데 그분들은 나중에 시장실로 초대하겠다. “
박원순 시장은 일일이 8팀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들으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고, 정부가 하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보여달라며 열린정부의 의지를 보였다.
이번 공공데이터캠프는 다른 해카톤에 비해 짧은 개발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완성도가 있는 데모들이 구현되었다.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춘 데모를 구현해 냄으로써 공공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팀별로 개발된 아이템은 아래와 같다.
1)항생제를 덜 쓰는 병원을 찾는 서비스
2)주변의 공연/문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3)서울시 예산 정보를 감시하는 서비스
4)국회 관련 정보를 시각화 하는 서비스
5)서울시의 리빙지수를 보여주는 서비스
6)위치기반 가까운 화장실 100군데 보여주는 서비스
7)미아를 찾기 위해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8)하루에 한번 서울시의 데이터를 인포그래픽으로 분석하는 서비스
심사는 참가자 모두에게 지급된 스티커를 붙이는 것으로 평가되었는데, 위의 아이템 중에서 '지켜보고 있다'라는 서울시의 예산정보를 감시하는 서비스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최종 발표에서는 개발한 서비스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무박2일간의 개발과정을 공유하면서 서울시 담당자에게 앞으로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 게 좋을지 의견도 제시함으로 더욱 많은 의미가 있었다. 서울시는 본 행사에서 나왔던 의견들을 적극 반영해서 앞으로 공공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더욱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답했다.
본 행사는 민간과 정부가 협력할 수 있고 서로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첫걸음이었다. 이러한 노력들이 세상을 바꾸는 데 조금씩 힘이 되어 모든 시민의 DIY city 2.0로 가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행사 기록 영상 (동영상 보기)
* 코드나무 (코드나무 홈페이지 바로가기)
* 서울시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앱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마감 : 8월 31일) (공모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