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초중고 교과서 출판사로 잘 알려진 '동경서적'이 지난 25일 iPad에 최적화시킨 2013년도 고등학교용 디지털교과서 판매를 시작하며 이슈가 되고 있는것 같아 내용을 둘러보았다.
<< 디지털교과서 소개자료 - 국어(좌)와 수학(우) >>
소개 이미지를 보면 쉽게 감을 잡을 수 있는데, 이번에 출시된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책으로 된 교과서를 단순히 디지털화만 한 것이 아니라 확대와 축소는 물론이고 교과서 특정 내용에 마커 기능이나 암기 시트 기능, 가로보기지원 등을 통해 단말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여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교과 내용에 따라서 동영상이나 음성 컨텐츠도 수록되어 있고, 단원 정리 문제나 사전 기능도 제공되는 등 기존 교과서 책이 제공할 수 없었던 컨텐츠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 디지털교과서 소개자료 - 영어(좌)와 사회(우) >>
더불어 네트워크 통신을 이용하여 교사와 대화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위와 같이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 되어 있기에, 당연히 학교 뿐만아니라 가정 학습 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학습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이번에 발매된 과목은 영어, 국어, 수학, 이과, 사회, 정보, 가정 등 총 7개 교과목 14종으로, 영어만 6,800엔이고 다른 과목은 모두 4,800엔에 앱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래 각 과목별 링크를 걸어놓았으니, 각각의 앱 소개페이지 스크린샷을 통해 디지털교과서 과목별 구성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 영어 : PROMINENCE / NEW FAVORITE / Power On / All Aboard!
- 국어 : 国語総合
- 수학 : 数学1+A / 新数学1+A / 新編数学1+A
- 정보 : 社会と情報
- 가정 : 家庭基礎
그런데 사실 '동경서적'의 디지털교과서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판 고등학교 교재를 iPad용으로 출시한 것이지만, 이미 2년 전부터 PC에서 이용 가능한 초등학교, 중학교용 디지털교과서도 판매중이었고, 교과서에 나오는 각종 정보들을 영상 컨텐츠로 제작하여 PC에서 이용 가능하게 만든 학습자료들도 제공해 오고 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약 2년 전부터 학교 법인 및 사교육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학습 환경이 꾸준히 확산되어 오고 있는데, 교육 현장에서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e러닝 환경 구축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학습 현장에서의 스마트기기 도입현황, 노무라종합연구소 2011.10 자료 재구성 >>
게다가 지난 3월 19일에는 정부 부처인 문부과학성에서도 학습 이노베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iPad용 디지털교과서를 릴리즈 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동경서적'에서 출시한 앱과 이름이 동일한데, 이들은 실제 교과서라기 보다는 사업을 위한 개발 산출물이라고 이해하는게 맞겠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윈도우즈 계열과 iPad용 학습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문부과학성에서 일선 학교 당국에 해당 앱의 이용을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교과서와의 연계성도 높지 않아서 이용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 문부과학성에서 선보인 디지털교과서 >>
무튼 일본 내 이러한 학습 방식의 커다란 변화속에서 이번에 '동경서적'이 보여준 행보는 실제 일선 학교 교과서를 스마트기기에 최적화시켜 디지털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것 같다. 물론 교과서를 제작하는 출판사가 여러 곳이긴 하나, 이번 디지털교과서에 해당하는 책을 정식으로 도입한 학교나 학생들에게는 비록 유료판매 모델이긴 해도 학교 학습의 연장선으로 학습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정부 당국이나 다른 학교들에서도 좋은 참고 사례로 주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참 세상이 빠르게도 변화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면서, 국내에서도 정부나 각 기업들이 스마트 기기를 통한 학습 환경의 효율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직접 구매해서 써본것은 아니기에 사용성이나 효용성이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먼저 실행하고 경험을 쌓고 효과 높은 솔루션을 확보하게 되면 점차 확장되는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고 사회 전반적인 학습 환경 개선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학창 시절에 교과서 각 장마다 연속되는 그림들을 채워 넣고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며 즐겨보던 훌륭한(?) 자작 애니메이션이나, 교과서 위에서 지우개 따먹기(레슬링) 등을 하며 수업 중간 쉬는 시간을 종종 보내기도 했던 교과서에 대한 추억들이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질 것 같아 뭔가 건조해지는 느낌은 들지만, 그래도 기술의 발전으로 학습 방식과 효율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교육 환경이 어떻게 진화하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