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가 즐거운 이유는 현실의 장벽 때문이다. ‘The Rich Man(더 리치맨)’는 현실에서 땅 한 평 살 돈조차 없는 유저들을 위해 만들어진 모바일 게임이다.
더 리치맨의 게임 방식은 ‘부루마블’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유저가 앱을 다운로드하고 접속하면 대한민국 전체 지도가 화면에 나타난다. 지도 위에서 캐릭터를 움직여 땅을 사고 파는 방식으로 구현한 이 게임에서 유저는 실제 랜드마크나 매장 등을 온라인 공간에서 경매 또는 매입할 수 있다.
현재 땅값의 두 배 이상의 돈을 지불하면 소유주의 동의 없이도 자신의 땅으로 만들어 깃발을 꽂을 수 있다. 남산 타워나 타워펠리스, 롯데월드, 숭례문,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 등 모두 가상의 세계에서 나의 땅으로 만들 수 있다.
무료 버전에서 처음 기본자금은 100만원으로 주어지며(VIP 버전에서는 처음 기본자금이 600만원으로 주어진다.) 이런 소자본가들은 돌아다니며 저가의 주택 및 건물, 부지 등을 구입해 그 통행료로 돈을 벌 수 있다. 또한 땅을 사서 더 큰 금액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늘리기도 한다. 이때 통행료와 땅 구입비 등을 적절히 잘 배분해야 효과적으로 자금을 늘려갈 수 있다.
대개 유저들은 처음에 싼 값의 땅을 다수 매입하여 통행료 등으로 ‘개미’에서 탈피한 뒤, 부지 경매로 돈을 버는 식이다. 소유 자본에 따라 땅부자에서 개미까지 랭킹이 표시된다.
유저는 자신의 땅을 거쳐 가는 사람에 한해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 동시에 통행료 지불자와 대화도 가능하다. 이 부분에서 게임의 추가적 포인트가 있다. 게임 목적 중 일부는 모르는 사람과의 연계 또는 지인과의 대화를 통하여 위치기반 소셜를 형성한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가입 시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된다는 점도 게임의 기획의도에 소셜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더 리치맨은 현실세계를 가상세계로 가장해 표현한 만큼 유저가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더 리치맨은 이를 실제에서 일어나는 부동산 관련 뉴스로 제공하여 보완한다. 또한 게임 시작 시 유저의 실제 현재위치에 캐릭터가 나타나게 함으로써 현실과의 연계로 현실감을 부여한다.
더 리치맨의 단점을 들자면 게임의 디테일과 구현성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물론 위치기반서비스(LBS)와 모바일게임을 결합시킨 ‘위치기반게임(LBG)’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 위해 많은 기술력을 들였다는 후문이지만, 개략적 지도 위에 고정 캐릭터를 세우는 식으로 게임의 구현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또한 기존 가입자들이 이미 높은 수준의 자금과 대부분의 가치 있는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규 유저들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리치맨은 기존의 촉망받는 모바일과 소셜, 그리고 위치기반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접목했다는 점에 있어 주목해 볼만한 모바일 게임 중 하나인 것 같다. 현실의 개미를 가상의 강남 땅부자로 만들어 주는 게임, 더 리치맨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