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로벌을 만드는 사람들 #2] 텅빈 벽을 오색찬란한 영상으로 채운다, 모온컴퍼니 문정수 대표
2015년 05월 07일

비글로벌은 기술과 예술의 콤비네이션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배틀과 연사 순서가 이어지는 무대의 영상, DDP를 가득 메우는 음악 등이 함께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기술과 서비스가 더 돋보이게 됩니다. 비글로벌에서 보여지는 것들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화려한 음악과 영상 뒤에는 비글로벌의 행사 취지와 준비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 파사드입니다. 미디어 파사드는 비글로벌 행사장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의 새하얀 벽을 알록달록 수놓는 뉴미디어입니다. 이 미디어 파사드를 담당하고 있는 모온컴퍼니의 문정수 대표를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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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온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요?

모온컴퍼니는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디자인 전문스튜디오입니다. 미디어 파사드, 인터랙티브 광고, 모션그래픽, 미디어 아트 등 사용자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시하고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번에 비글로벌 서울 2015(beGLOBAL SEOUL 2015)에서 선보이게 되는 것은 그 중 미디어 파사드 또는 프로젝션 매핑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미디어 파사드’는 좀 생소한데요, 어떤 분야인가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는 ‘Media’와 건축물 외면을 가리키는 ‘Facade’와의 복합단어로, 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하거나 프로젝터로 투사하여 건물의 벽면을 미디어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건물의 벽을 스크린처럼 활용해서 프로젝션으로 영상을 상영하는 것이죠.

미디어 파사드가 속해 있는 ‘뉴미디어’가 기존의 미디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뉴미디어는 미디어를 보고 있는 사람과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매체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무언가가 제시를 하면 사람들이 보고 끝나는 형식이었죠. 하지만 뉴미디어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상호작용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해외의 뉴미디어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뉴미디어 수준을 학점으로 매긴다면 B+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컨퍼런스, 엑스포, 전시, 기업 아트 갤러리, BTL광고 등에서 뉴미디어가 활용되고 있지만 서울이나 수도권에 모두 집중돼있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죠.

사실 이런 대도시 집중화 현상은 타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해외에서는 영국, 미국, 일본의 도쿄 등 대도시 위주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죠. 이런 대도시 이외의 지역이 사실 저희 모온 컴퍼니에겐 진출할 수 있는 니체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MIT미디어랩이 대표적인 IT융합 연구소로서 미디어, 예술, 테크놀로지, 인문 등 모든 산업과 학문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연구를 하는 곳이라면 구글 글래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홀로렌즈 등 자본력이 강한 대기업에서 연구 개발하고 있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은 앞으로 우리사회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하는 데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미디어 파사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과 콘텐츠가 잘 융합되어야 가장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콘텐츠가 잘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하드웨어 및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하드웨어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콘텐츠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최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없습니다. 콘텐츠, 하드웨어, 영상이 쏘아지는 면, 주변 환경 등 모든 것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하겠죠.

현재의 일을 하게 되신 계기와 언제 보람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영화 오프닝 타이틀, 방송 타이틀 등을 제작하는 영상디자이너였습니다. 예전부터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공부하다 보니 현대미술과 미디어 아트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습니다. 특히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 분야가 앞으로의 문화콘텐츠산업을 이끌어 나갈 트렌드가 될 거라 생각하여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에 대해 조율 할 때 많은 변수가 발생합니다. 짧은 기간 내에 하나하나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며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을 때, 즉 능력과 결과물을 인정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럼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꼽자 면요?

 2012년 가을에 갤러리를 빌려서 네파X미디어아트 전시를 했습니다. 대게 패션 브랜드는 새로운 제품을 론칭할 때 패션쇼를 하곤 하는데요. 이때는 네파가 문화 마케팅 측면에서 브랜드 전시를 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파에서 내세우는 가벼운 소재를 활용하고 '자유'라는 네파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했죠. 또 이 프로젝트의 경우 단순히 영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전체 프로젝트에 기획부터 제작까지 참여해서 더 의미가 컸죠. 또 클라이언트가 감동적이라며, 고맙다며 절 끌어안으시더라고요. 그 장면을 지켜본 다른 분들은 울컥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 별 느낌이 없었지만요. (웃음) 뭐,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회사 입장에선 기획부터 제작까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모든 걸 들어 줄 수 있는 ALL IN ONE 회사가 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멤버들과 나눈 얘기가 있는데, 호주에서 매년 개최되는 시드니 비비드 페스티벌(VIVID FESTIVAL)에 꼭 참가하자는 것입니다. 비비드 페스티벌의 메인 볼거리라면 단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미디어 파사드인데 “꼭 우리도 오페라하우스에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하자”고 희망찬 다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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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4, 15일 개최되는 비글로벌 서울 2015에서는 어떤 것을 보여주실 예정인가요?

비글로벌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저희는 비글로벌 메인타이틀, 미디어 파사드, 실시간 사운드 인터랙션 등 미디어콘텐츠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의 콘셉트는 인터랙티브 디자인에 모션 그래픽을 더한 '행동 메시지 시각화'입니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행동’은 무엇에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답으로 ‘손동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래서 비글로벌에 참가하는 스타트업과 멘토, 심사자들에게 '스타트업은 무엇인가'에 대한 키워드를 손동작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동작을 립모션 센서로 감지해 데이터화하고 시각화해서 메인 타이틀과 미디어 파사드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기 때문에 멤버들과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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