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진으로 감정의뢰, 알고리즘 추천···’ 전당포와 모바일이 만나 금융이 변화한다
2016년 0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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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약 1천1백 개, 서울과 경기권에 450여 개가 있는 전당포를 모바일로 연결해 나가는 전당포 비교거래 서비스 '렌딩박스'가 사용자에게 새로운 전당포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다수의 전당포를 하나하나 방문해 물건을 보여주고 조건을 안내받아 비교·선택했다면, 렌딩박스는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각각의 전당포가 제공하는 조건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사진 3장으로 감정 의뢰

렌딩박스 사용자는 앱에서 감정을 의뢰할 물품의 카테고리를 선택한 후 물품 상태에 따라 7개의 단계 중 하나를 선택하고 3장의 사진을 촬영해 감정 의뢰를 요청할 수 있다. 렌딩박스는 해당 물품, 지역, 대출 금액 등에 대한 조건으로 '푸시 알림 받기'를 설정한 모든 전당포에 알림 메시지를 전달해 해당 물품에 대한 대출 의사가 있는 곳으로부터 감정 결과를 받아 최적의 대출 조건을 제시한 곳을 사용자에 추천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이 소요된다.

렌딩박스의 백광현 대표는 "사진만으로 80~90% 정도를 감정할 수 있다. 고객사 중에서는 이전에 실물을 확인하지 않고 사진만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을 통한 비교견적을 제공해 사용자의 편의를 높였지만, 아직은 대면 계약의 특성상 사용자가 직접 전당포에 방문하거나 전당포로부터 출장 서비스를 신청해 거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고리즘 활용해 최적의 조건 추천

렌딩박스는 비공개 역경매 방식을 활용해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사용자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 전당포 한 곳을 추천할 때 렌딩박스만의 기술적인 알고리즘이 사용되는데, 이는 단순히 물품의 감정을 의뢰한 사용자의 대출 금액에 대한 전당포의 이자율뿐 아니라 해당 전당포의 기존 고객 만족도, 대출 성사율, 실제 대출 금액 데이터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때 전당포의 이름은 A, B, C··· 등으로 표기되며, 사용자는 이들이 제안한 조건만을 확인하고 최종 예약을 진행하게 된다. 최종 예약 시 사용자가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금액은 없으며, 렌딩박스는 전당포로부터 사용자가 지불하는 첫 달 이자의 30%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다.

"렌딩박스는 파트너 전당포를 선정할 때 전당포를 직접 방문하고 점주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또한, '최대 금액, 최소 이자율 보장', '대출 기간 담보물 처분 방지 보장', '대출기록 및 신용 조회 없음', '감정료 과다 청구 금지' 등 렌딩박스가 강조하는 '6가지 계약인증'을 준수하는 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백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렌딩박스는 서울시 25개 구 중 13개 구에 위치한 35개의 파트사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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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딩박스의 파트너 전당포 매장

주 사용자는 30~40대 명품 이용자, 향후 중고 명품 거래 시장으로 확대 

백 대표는 "개인 금융에 대한 고민을 남과 나누지 못하는 사회적 트렌드로 인해 본인이 가진 물품을 금전화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기 신용대출자가 금전 마련을 위해 또 다른 신용대출을 받으면 빚이 증대되지만, 전당포를 이용하면 자신의 자산을 처분 또는 담보로 해 돈을 빌리는 것이기에 렌딩박스가 빚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렌딩박스는 사용자의 물품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기 때문에 신용 조회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신용 조회로 인한 신용 등급 하락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렌딩박스의 주 사용자층은 30~40대 명품 이용자이며, 신촌, 홍대, 용산 지역을 위주로 20~30대 사용자들도 늘고 있다. 이들이 감정을 의뢰하는 품목은 시계와 명품 가방이 주를 이루며, 그 외에도 전자 기기, 악기, 골프채, 의료기기, 부동산, 재고자산 등으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시중 가격 400~700만 원 대의 시계를 맡기게 되면 전당포는 향후 사용자가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시중 가격의 약 60%인 100~300만 원의 대출금을 법정 최고 이자율인 27.9%로 제공하게 된다.

또한, "중고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중고 명품 거래와 관련한 문의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중고 물품 거래를 위한 페이지를 따로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렌딩박스는 지난 4월 명품 커머스 전문 업체 리본즈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렌딩박스의 중고 명품 거래는 감정 전문 기업이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와 차별화될 예정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면 1:1 거래 시 어떤 상대방이 나타날지 또 얼마에 물건을 구매하려 할지 등을 판매자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렌딩박스와 신뢰도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렌딩박스의 설명이다.

국내 추산 연간 1조2천억 원 규모의 전당포 시장을 타겟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렌딩박스는 올해 하반기에 웹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렌딩박스는 앱과 웹을 통해 국내에서 사업을 다진 이후 중고 명품 거래가 활발한 일본이나 소매 금융 은행이 활성화되지 않은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도 고려 중이다. 특히, 필리핀에는 1만8천여 개의 전당포가 있으며, 국민의 20%만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어 전당포에서 자체적으로 송금, 공과금 납부, 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렌딩박스가 진출한다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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