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가 선택한 한국의 스타트업, 일리머스를 만나다
2016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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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Quantum Fund)를 공동 설립한 후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명성을 얻은 바 있는 짐 로저스가 한국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그의 나이 다섯 살에 야구장에 버려진 빈 병 모으기로 첫 사업을 시작한 바 있는 로저스는 자신의 오랜 염원이던 세계 일주를 하면서 6개 대륙에 걸쳐 무려 10만 마일 이상의 일정을 모터사이클로만 소화하여, 기네스북에 생애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로저스가 선택한 한국의 스타트업은 2013년, 80년대생 부부가 함께 창업한 '일리머스(ILLIMUS)'라는 스타트업이다. 헤어케어 제품 개발 및 유통을 넘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회사를 꿈꾸는 일리머스는 권규석 부사장(34세)과 권규원 본부장(32세) 형제의 헤어케어 시장에 대한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있기도 하다.

해외 유학 시절,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이어진 귀국 그리고 군 생활 이후, 권규석 부사장은 런던으로 돌아가 등록금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아, 헤어케어 제품을 유통하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결심한다. 그는 탈모 방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다음 카폐)를 운영하며, 미국의 창고를 저렴하게 빌려, 관련 제품들을 추천하고,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탈모제품 버티컬 영역의 직구 시장)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 첫해 40억 원대의 매출(영업 이익률 50%)을 기록하게 된다.

이후 오프라인의 두피 관리 센터와 연계하여, 일리머스만의 제품 R&D 구조를 확립하며, 연 매출 100억 원대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일리머스의 스토리는 한국의 젊은 스타트업들에게도 큰 본보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창업자들의 창업 동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권규석 부사장아버지는 해외에서 선교 활동을 하면서 중고차 유통 및 수출입업을 하셨다. 어깨너머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배워왔던 것 같다. 대학의 전공도 국제 경영으로 선택하여, 런던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던 중에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셔서 국내에 귀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군 생활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하루 하루를 아르바이트하며 전전하던 중에, 머리마저 빠지기 시작하니 정말 힘들었다.

당시에 탈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궁금한 사항들도 함께 나누곤 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 한국의 탈모방지 관련 제품들은 40~50대 타겟의 한방 관련 제품들이 대부분이었고 품질도 좋지 않았다. 당시 미국에서 유통되는 탈모 관련 제품들을 리서치 해보니, 국내 제품들과 비교하여 볼 때 품질이나 가격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래서 미국의 창고를 하나 빌리고 관련 제품들을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추천하며,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요즘 말로 버티컬 영역의 직구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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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한  1년 만에 매출 40억 원의 영업 이익률 50% 기록했다. 비결이 있었나? 

권규석 부사장과거에는 탈모라는 현상이 40~50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최근 몇 년에는 이 문제가 20~30대의 남성·여성들에게도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탔던것 같다. 이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국내의 탈모 관련 제품 제공자들이 유연성있게 대처하지 못했던 시장의 상황이 기회로 작용했다. 하지만 2년 차부터, 이 영역에 경쟁자들이 몰리며, 단가 싸움이 시작되었다. 매출과 영업 이익률이 떨어지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차에, 오프라인의 두피 관리 센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다.

권규원 본부장오프라인의 두피 관리 센터는 단순히 수익 구조를 확장하는 측면을 넘어,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서도 의의가 있었다. 대부분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이라 하면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새로운 성분을 개발하는 것을 떠올리는 데, 우린 좀 더 고객에 다가서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자 했다. 우리의 두피 관리 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명확히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기준으로 연구개발 및 관련 성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리머스가 개발한 ‘닥터포헤어-폴리젠 샴푸는 머리를 감는 중에 머리카락이 가장 많이 빠지는 점을 발견하고 샴푸 시의 거품을 매우 부드럽게 구현하였을 뿐 아니라 헹구는 과정에서도 모발을 부드럽게 하여 모발 빠짐을 성분뿐 아니라 사용 시에도 최소화시키려 노력했다.

탈모 관련 유관 제품 유통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도 런칭하며, 종합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회사로 성장하는 비전을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장 전략이 궁금하다.

권규원 본부장 : 한국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가 북미나 유럽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 중심이 아닌 매출 중심의 전략을 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일 브랜드의 시장선점(독점) 전략이 아닌 다수의 브랜드 유통채널 및 타겟별 브랜드 운영을 통해 능동적 시장 대응이 가능한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회사가 목표이다.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닥터 자르트와 같이 유통사 및 MD의 특성에 최적화된 8~10개 정도의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 중심의 긴 호흡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 런칭 프로세스를 효율화하여, 개발 기간을 단축하여 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연성을 갖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로저스가 투자한 첫 번째 비상장사로 알고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놀랍다. 투자 배경  과정이 궁금하다.

권규석 부사장짐 로저스는 지인의 소개로 몇 번 뵌 적이 있다. 잘 알다시피, 짐 로저스는 거시 경제에 대한 분석 및 통찰을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분인데, 이번에 한국에 오셨을 때도, 남북통일 및 중국의 시장의 성장률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다.

짐 로저스는 앞으로 확대되는 중국 시장에서, 철도·의료·제약·재무·금융·오염제거 등의 영역에서 주목받을 아이템을 주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탈모 및 스킨케어 쪽의 중국 시장은 이제 막 열리고 있어 그 부분이 투자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고객 중심의 프레임으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해 왔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 투자는 재무투자(Financial Investment)라기보다는 앞으로 재무 및 투자 관련 조언을 지속해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발전 방향에 있어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뷰티  스킨케어 영역에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권규석 부사장: 권규원 본부장이 밝혔던 바와 같이, 일리머스의 비전은 한국의 대형 화장품 회사들이 이루지 못한 북미 및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종합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버티컬 영역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함께 시너지를 발현시킬 수 있는 지점을 찾아 생태계를 구축하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싶다. 최근에 주목을 받는 뷰티 영역의 MCN 쪽이나, 새롭게 런칭할 키즈 및 유아 영역의 스킨케어 제품 영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석세스의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권규원 본부장: 20대 때 부모님의 사업이 어려워져 군대를 다녀오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당장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60명의 직원을 이끌며, 더 큰 그림을 그리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지만 그때를 잊지 않으려 하고 있다. 비석세스의 독자들 그리고 한국의 스타트업들의 열정을 함께 나누며, 함께 북미 및 글로벌시장을 개척하고 싶다.

한편, 일리머스는 가치 중심의 브랜드 전략 및 다양한 브랜드의 유통채널로서의 성장성을 인정받아, 국내의 벤처 캐피털 DSC 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얼마 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니혼게이자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니케시 아로라를 후계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은 그에게는 먹이를 쫓아가는 능력과 기개가 있으며 높은 뜻을 이루기 위한 강한 의지가 있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일리머스의 창업자들과 같이 한계적인 상황에서도 이를 기회로 활용하며 다가오는 미래의 흐름을 예측하고, 고객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고민하며 대안을 만들어가는 한국의 스타트업의 출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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