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타트업 관람가 10. <쇼생크 탈출> 파고, 파고, 파자
  ·  2016년 04월 21일

우리의 적응력은 축복일 수도, 혹은 저주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게 새삼 놀라울 때 있지 않나요. 난생처음 외국에 나가보면 모든 게 낯설고 두렵습니다. 그런데 닷새만 지나면 어느새 그 공간에 적응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지금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스마트폰도 생각해보면 국내에 들어온 지 기껏해야 5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근데 벌써 적응을 한참 넘어 배터리가 빨간색이면 괴로운 중독증세까지 왔네요. 적응력은 인류의 생존비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날카로운 발톱도 강인한 턱도 없는 우리가 200만…

[핀다와 금융 기초체력 다지기] 전세대출이냐 월세냐?
  ·  2016년 04월 19일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요즘, 더 좋은 집에서 살기는커녕 살던 집에서도 쫓겨날 지경입니다. 그때 현실적으로 하게 되는 고민이 대출을 받을 것인가 반전세로 전환할 것인가죠. 신혼집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을 사는 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대출을 끼고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월세를 낼 것인가를 두고 고민합니다. 물론 상황에 맞게 아끼는 것만큼 주거의 질 역시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나에게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먼저 포털 부동산 사이트에서…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10가지 비밀
  ·  2016년 04월 18일

“희망을 눈에 담고 80세가 되어서도 그 눈빛을 잃지 말라. 그리고 매일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진보하라. 그 진보로 당신의 아이디어를 믿는 사람을 설득하고 사회를 변화시켜라.” 마윈 회장, 서울대학교 초청 연설, 2013년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비밀 10가지’는 필자가 지난 6년동안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 심사 및 스타트업의 창업자, 비석세스의 에디터로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10가지 비밀은 다름 아닌 ‘기업가 정신’이라는 말로도 요약될 수 있는 데, 우리의 직업이 샐러리맨이건, 선생님이건, 창업자이건 또는 의사이건 변호사이건, 취업을 준비하고…

스타트업 관람가 9. 함께 먹는 따뜻한 밥한끼 <카모메 식당>
  ·  2016년 04월 14일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의외로 ‘뭐 먹지?’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심때가 되면 누구도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죠. 부디 “그냥 아무거나 먹자”고 말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때부터 그 ‘아무거나’를 정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거든요. 음식은 혼자 먹을 때보다 누구와 같이 먹을 때가 더 맛있죠.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은 때로 두렵기까지 한 일입니다. ‘집단’이라는 생존전략을 통해 태고부터 살아남아 온 이 사회에서, 혼자 먹는 일은 어쩌면 본능에 어긋나는 행위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인류역사를 하루로 본다면 근대화는…

스타트업과 지분
  ·  2016년 04월 14일

지난주 우리 생태계에 던져진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분명 더벤처스와 그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일 것이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더벤처스는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부터 중소기업청의 팁스(TIPS) 사업 선발 및 수혜를 이유로 과도한 지분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직 수사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도 않았고, 그에 앞서 팁스 사업이 국내 생태계에 있어 많은 순기능을 한 것이 사실이기에 본 칼럼에서는 해당 사건, 혹은 해당 사업에 대해 단정적인 논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대부분은 실물도 없고,…

[핀다와 금융 기초체력 다지기]목돈모으기 101
  ·  2016년 04월 12일

돈을 잘 굴리려면 일단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일단 굴릴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회 초년생을 위한 재테크 글에는 종잣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종잣돈을 만드는 법칙을 알려주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적금을 중심으로 목돈을 모으는 방법을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표 금액을 설정하자 종잣돈을 만들 때는 수익률보다도 매달 얼마나 저축 또는 투자하느냐가 훨씬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매달 저축하는 금액을 정하는 것보다 몇 년 안에 얼마를 모으겠다는 목표 금액을 정해놓고 매달 적립금액을 계산하는 것이…

투자 유치 이후의 스타트업은 투자 이전과 같지 않아야 한다
  ·  2016년 04월 11일

필자가 일레븐줄루 캐피털(ELEVEN:ZULU CAPITAL)의 창업자이자 의장으로서 이번 한국 및 아시아 국가들의 방문 목적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당연히 현재 구성 중인 첫 번째 펀드의 투자사를 발굴하는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목적만큼 중요한 두 번째 목적은 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훌륭한 아시아 스타트업을 많이 만나는 것이기에 실제로도 이런저런 경로로 연락해주시는 모든 스타트업을 만나려 노력하고 있다. 다만 미국 LA에 위치한 일레븐줄루 캐피털이 3백만 달러에서 5백만 달러(한화 약 35억~58억 원) 사이의 금액을 투자(관련 기사)하게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내외…

스타트업 관람가 8. <그래비티> ‘Less is more’
  ·  2016년 04월 08일

나비가 난다 마치 이런 세상에 실망한 듯이 –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 <그래비티>의 두 주인공을 보고 언젠가 들었던 이 하이쿠가 생각났습니다. 푸른 행성의 경이로운 절경 위를 유영하며 허블망원경을 수리하던 우주비행사 매트(조지 클루니)는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에게 보란 듯이 묻습니다. “우주에 나와보니까 좋은 점이 뭡니까?” 스톤 박사는 발아래 펼쳐진 장관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답합니다. “적막(The silence)이요.” 그 모습이 마치 저 시 속의 실망한 나비 같아 보였습니다. 하이쿠의 매력은 간결함에 있죠. 한 줄의 은유가 읽는 사람을 여백 속에 스며들게…

[핀다와 금융 기초체력 다지기] 알파고가 내 자산을 관리해준다면 나는 대박날 수 있을까?
  ·  2016년 04월 05일

얼마 전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굉장히 화제였죠? 더불어 금융계에서 화제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관련 기사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위키피디아 영문판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minimal human intervention)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자산관리사(financial advisor) 입니다. 미국에서는 베터먼트(Betterment)나 웰스프론트(Wealthfront)와 같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들이 이미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쿼터백 등이 시장에 적용되어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그 외에도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회사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정말 좋은 시스템인지 또 사람보다 자산을 잘 관리할…

테슬라의 ‘모델3’과 엘론 머스크의 성공 전략
  ·  2016년 04월 04일

테슬라의 ‘모델3’ 예약 실적이 13조 원에 육박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테슬라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예약 주문 실적은 3일만에 27만 6,000여대를 기록하며, 평균 차량 가격이 4만 2,000달러(한화 약 4천8백만 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돈으로 약 13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테슬라의 모델3은 한국에서도 웹페이지를 통해 예약 주문이 가능한 데, 국내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약 1,200만~1,900만 원)을 받으면 약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이찬진 전 드림위즈 대표 등…

“난 기술자도 아닌데?” 그래도 알아야 할 보안의 핵심
  ·  2016년 04월 04일

세상에 어디 마냥 쉽기만 한 일이 있겠냐만은 정보보안 분야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어려운 것 같다. 공대를 다니고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분들도 모르는 것 천지라고 불평들이니, 완벽한 문과형 두뇌를 가진 초보자인 나는 나름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는데도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꾹 참고 책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난 인간인가 뭐든 3초 만에 다 잊는다는 금붕어인가, 뭐 그런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정말 그냥 막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그러나 지금은 초 정보시대, 누구든 어디서 무슨…

옐로모바일, 이대로 괜찮은가?
  ·  2016년 04월 04일

지난주 우리나라 벤처생태계에 또 다른 이슈 하나가 던져졌다. 바로 ‘벤처연합체’를 표방하고 등장한 후 90개에 가까운 국내외의 스타트업에 자신들의 이름을 씌우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옐로모바일의 지난해 실적발표다. 옐로모바일에 따르면, 그들은 작년 4분기에 약 1,018억 원의 매출에 약 1,007억 원의 영업비용을 지출, 약 11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으며 해당 기간 약 57억 원의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s,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를 기록했다. 이는 EBITDA를 기준으로 볼 때 전년 동기(4Q14)의 24억 원 손실, 그리고 직전 분기(3Q15)의 약 8억 원 수익에 비하면 분명…

스타트업 관람가 7. 인공지능의 끝을 보았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최후의 질문』
  ·  2016년 04월 01일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이세돌이 따낸 4국은 어쩌면 컴퓨터를 상대로 바둑을 둬서 인간이 이긴 마지막 역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인공지능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컴퓨터는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IT스타트업의 팀원으로서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보니 자연히 그런 궁금증을 품게 되네요. 상상을 하다 보면 결국 두 대의 컴퓨터를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아는 가장 위대한 두 컴퓨터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지구’ 그리고 아이작 아시모프의 『최후의 질문』에 나오는 ‘AC’입니다. 동명의…

[핀다와 금융 기초체력 다지기] 단돈 100만원으로 월세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  2016년 03월 28일

굉장히 낚시성 제목이죠? 금융에 관심이 많거나 핀테크에 관심이 많은 분이면 저 낚시성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예상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서점에 가보면 월세 수입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입니다. 작은 건물을 매입해 거기에서 나오는 월세로 편하게 살고 싶다는 얘기는 친구들과의 술자리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급여 외에 매달 들어오는 수입을 원한다는 얘기겠죠. 하지만 나 살 집 마련도 힘든데 투자용 부동산을 사는 것은 너무 먼 이야기 같습니다. 또 목돈이 들어가는 일인데 수익이 예상만큼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요즘 세상에서는…

애플, 그리고 권리
  ·  2016년 03월 25일

지난 12월, 필자가 사는 LA에서 한 시간도 떨어지지 않은 샌 버나디노(San Bernadino) 시에서 괴한들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해 무려 14명을 살해하고 22명에게 총상을 입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도주한 범인들을 찾기 위해 해당 지역의 치안 당국들은 물론이고 FBI까지도 즉시 수사에 개입했고, 결국 사건 발생 후 10여 시간 만에 세 명의 범인 중 둘이 사살되고 나머지 하나는 체포되면서 범인 검거는 종료되었다. 그런데 후속 수사과정에서 살해된 두 명의 범인이 자생적인 테러리스트로 확인되면서 이 사건은 국내…

스타트업 관람가 6. “스타트업 그거 해서 먹고 살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인터스텔라>
  ·  2016년 03월 25일

“살기 위해 먹는 걸까,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어릴 때 누네띠네라는 과자 광고에 이런 카피가 있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아 그래요, 기억나네’라고 생각하셨다면 여러분, 아재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터스텔라>같이 과학적 고증이 빛나는 영화를 골랐으면 과학 얘기를 해야지 웬 아재토크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영화엔 과학 이야기 외에도 재밌는 부분이 많습니다. 놀란 형제의 놀라운 장인정신(!)에 사람들이 마음을 빼앗겨, 오히려 영화가 하고자 하는 얘기들은 가려진 듯한 느낌도 있는데요. <인터스텔라>는 ‘밥과 꿈’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핀다와 금융 기초체력 다지기] 대출 101: 대출에 대한 기본기를 다지자
  ·  2016년 03월 22일

무슨 일이든지 기초는 필수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대출의 기본적인 용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 내가 매월 지불하게 되는 이자는 원금에서 금리를 곱하는 값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원금에서 금리를 곱하고 12(1년은 12개월이므로)로 나눈 값이죠. 이 금리는 보통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결정됩니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기준금리는 은행이 대출해줄 돈을 끌어오는 데 드는 비용이고 가산금리는 은행이 수익을 내기 위해 붙이는 마진입니다. 우대금리는 고객을 최대한 자기 은행의 다른 서비스들을 이용하게 하려고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의 경우 COFIX…

‘알파고’를 낳은 구글의 8대 혁신 원칙
  ·  2016년 03월 21일

구글의 시가 총액이 지난 한 주간 58조 원 넘게 늘었다. 물론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덕분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각), 구글 모회사 알파벳 A형 주가는 8일 종가 기준 713.53달러에서 750.57달러로 5.18% 상승하며, A형 주식 시가총액은 576억7,000만 달러(약 604조 원)로 집계됐다. 첫 대국이 열리기 전날 8일 시총은 4,832억 달러였다. 5판 대국 만에 244억7,000만 달러(약 29조1,000억 원)가 불었다. 다른 상장 주식인 C형 가격도 같은 기간 4.95% 올랐다. 시총 244억7,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두 상장주를 합치면 구글의 시가총액은…

스타트업 관람가 5. <스파이더맨>과 평범한 우리 안의 영웅 – 큰 지분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2016년 03월 18일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의 두 번째 예고편엔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거미가 나오죠.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픽쳐스가 합의함에 따라 마침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하게 됐습니다. 소니가 워낙 까다롭게 굴기도 하고, 스파이더맨의 비중에 대한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어 혹시 카메오 정도로 다뤄지는 건 아닐까 염려도 되네요. ‘코믹북닷컴’에 따르면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연기할 톰 홀랜드가 애틀랜타에 이어 베를린 촬영장에서도 일단 모습을 보이긴 했습니다. 부디 이 거미를 소홀히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거든요.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스파이더맨은 서민적…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남긴 것들
  ·  2016년 03월 16일

어제로 한동안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알파고(AlphaGo) 간 대국이 끝이 났다. 그리고 이번 대국은 1승 4패라는, 보는 이에 따라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는 성적표와 함께 알파고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비록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전문가는 아니지만, 필자의 일레븐줄루 캐피털에 도움을 주는 어드바이저로부터 전해 들은 바를 토대로 이야기해 보자면, 세계 최정상급의, 그리고 명실공히 세계 최정상인 기사(棋士) 두 명을 연달아 격파한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분명 엄청난 의미가 있는것 같다. 특히,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높은 승리 가능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