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세스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2014년 09월 22일

비런치

필자가 비석세스를 처음 접하게 된 시점은 2011년 정도다. 스타트업을 위한 미디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플랫폼 등의 아젠더는 오늘날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당연하게 다가오지만, 당시만 해도(비석세스는 온석세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비석세스가 지향하는 바는 ‘생소함’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시 필자는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VC분들과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크로스보딩(Cross-boarding)을 기반으로 한 엑셀러레이팅 회사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우리와 같은 ‘생소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비석세스의 정제되진 않았지만 진실하고 뚝심 있는 에너지에 매료되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석세스와 함께 해 오고 있다.

마침 라스베가스에 머물고 있는 정현욱 대표님께서 비석세스와 함께 할 새로운 기자분을 모시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여 주셔서 필자가 비석세스에 글을 기고하며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들을 솔직히 나누며 비석세스가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를 재발견하다 

비석세스에 글을 기고하며, 처음 기대했던 바는 단순했다. 스타트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깊이 있게 소화할 수 있고, 함께 글을 쓰는 분들과 재미있는 네트워크를 쌓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2~3개월 정도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었다. 스타트업 CEO와의 인터뷰, 실리콘밸리의 핫 이슈 리뷰, 기업가 정신에 관한 컬럼 등 부족한 내공을 감추려 멋을 부리는 글들을 많이 써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던 언제인가 비석세스에 글을 기고하는 일은 단순히 나에게 글을 쓰는 일, 그 이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CBS의 변상욱 대기자가 이야기한 '저널리스트는 자신의 기사와 논설 속에서 생각과 시각으로서가 아니라 존재로서 담겨 있어야 한다'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었을까? 물론 필자는 프로페셔널한 저널리스트는 아니지만 멋진 기교와 화술에 의존한 텍스트들 넘어서 나의 실존적인 삶과 가슴으로 독자와 만나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 같다.

미디어'는 지는 사업이다?

2013년, 13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문사 워싱턴 포스트(WP)가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에게 인수된 사건은 올드 미디어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쇼루밍(Showrooming, 전통상점에서 상품을 사지 않고 살펴본 후, 온라인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파는 곳을 찾아 사는 행위)’으로 전락하고 있는 전통적 올드 미디어들 덕분에 ‘미디어’ 사업은 스타트업 투자자들에게도, 기피 대상 1호이기도 하다.

하지만 웹 2.0 정신을 재해석하며 기업가치를 8,600억대로 끌어 올린 플립보드나 팟캐스트 콘텐츠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및 커머스 시장에서 세분화된 영역을 개척한 딴지마켓의 예를 본다면, ‘미디어’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비석세스 역시 스타트업을 위한 버티컬한 영역의 미디어이지만 한국의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비론치와 비글로벌 컨퍼런스의 주요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2012년 비석세스의 미디어에서 다루었던 다양한 이슈들을 기반으로 정현욱 대표님과 비론치(beLAUNCH)행사 운영에 대한 컨셉과 기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2012년 비론치 컨퍼런스를 모더레이팅하며, 지난 1년동안 비석세스에서 쌓아왔던 콘텐츠들이 비론치라는 오프라인 행사 곳곳에 녹아 스타트업 및 관계자 여러분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성장해 있는 광경을 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 기억이 있다.

오지랖'의 추억 

비석세스하면 ‘오지랖’의 추억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비석세스의 전문기고단분들, 그리고 기자분들과 함께 스타트업을 위한 인터넷 방송을 실험했던 적이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송은강대표님과 이희우대표님이 진행하고 계신 ‘쫄지말고 투자’와 같은 컨셉의 기획이었다.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개발자분과 ‘똘끼’가 가득한 오지랖 넓은 동네 형들과 함께 나누는 스타트업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구글 행아웃을 접목한 인터넷 방송이었다. 물론 실패로 돌아간 기획이었지만 당시 함께 하였던 대표님들과 죽마고우가 되어, 여전히 한국 스타트업계의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비석세스의 기사와 성격 자체가 때론 건조하고, 전문적이어서 딱딱해 보일 수 있지만  비석세스는 미디어에 기반한 커뮤니티 서비스이기도 하다. 비석세스 내부에서는 미디어의 진화를 위한 작지만 재미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실험되고, 이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된다. 이와 같은 도전과 실험을 즐길 수 있는 분이라면, 비석세스의 기자라는 포지션을 즐겁게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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