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론치 2014’로 짚는 글로벌 트렌드 지도 (1)
2014년 05월 19일

"Ongoing beLAUNCH!"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테크 컨퍼런스 '비론치 2014(beLAUNCH 2014)'가 지난 15일, 약 3,000명의 참여를 이끌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틀 간의 화려했던 축제는 아름답게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자리를 채웠던 150여 개의 기업들과 수 많은 VC, 바이어들, 40여 명의 연사들이 함께 빚어낸 가치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진일보하는 계기를 만들어냈음을 믿습니다.

'비론치 2014(beLAUNCH 2014)'에서 거론되었던 글로벌 테크, 투자 트렌드를 한 데 모아 소개합니다.

에릭_2소니 부_2

Ⅰ. 국내 스타트업, 웨어러블 디바이스 계의 넥스트 챔피언에 도전하라 

'비론치 2014(beLAUNCH 2014)'의 서막을 열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패널 토론 세션, <웨어러블 혁명과 미래> 에서는 '페블'의 에릭 미기코브스키 대표와 '미스핏 웨어러블'의 소니 부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어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 혈혈단신(孑孑單身) 스타트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기어코 웨어러블 기술의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야 만 '페블'과 '미스핏'이 만났기에 국내 스타트업에게 있어 더욱 의미있는 세션이었습니다. 두 창업자 역시, 개인 스피치 시간을 통해 팀 빌딩, 경영 등 스타트업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극복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었습니다.

반면 에릭 미기코브스키 대표와 소니 부 대표는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서 각각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에릭 대표는 '집중'을 소니 부 대표는 '협력'을 이야기했죠.

에릭 : 애플, 삼성 등 경쟁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고,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는 플랫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제품이 사용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제공하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소니 : 우리는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그 길을 찾는데, 스토리가 있고 의미가 있는(meaningful) 브랜드와 함께 진행한다. 기능, 기술을 넘어 그 안에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코카콜라와의 협업이 좋은 예다.

웨어러블 기기의 디자인 이슈 또한 거론되었습니다. 두 연사 모두 '디자인'을 이야기 했지만 에릭은 보다 실용적인 측면(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을,  소니 부 대표는 미학적 측면(아름답거나 보이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용자가 '착용할 만한'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 연사 모두 이견이 없었습니다. 이번 계기가 국내 웨어러블 스타트업에게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자세한 기사 내용 보러 가기

윙클보스_2 나발라비칸트

Ⅱ. 비트코인, 아직 티핑포인트는 이르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첫째 날에 또 하나의 인기가 높았던 <비트코인의 티핑포인트> 패널 토론에서는 국내외 관심을 끌어 모았던 타일러 윙클보스, 캐머런 윙클보스와 함께 앤젤리스트의 나발 라비칸트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는 비트코인의 열광적인 팬이예요"라며 입을 뗀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이 티핑 포인트에 다달았다는 것은 너무 이르며 단기적인 수익은 나기 어렵겠지만, 한 번 성공하면 그 성공속도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성공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윙클보스 비트코인 신탁'이라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 구매가 사과 사는 것보다 쉬울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나발 라비칸트 대표는 보다 더 분석적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철저히 규제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정부가 비트코인에 대해 우호적이기 때문에 추후 규모있는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나발 : 지금 가격대로 가면 백프로 비트코인은 실패한다. ‘비트코인이 제2의 금이다’라고 말하기에는 지금 상황으로는 무리가 있다. 이를 반전시킬 요소로 기술이 중요하다. 현금이나 신용 카드가 못하는 역할을 하는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

나발 : 정부가 비트코인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 한국 비트코인 시장의 굉장한 장점이다. 미국은 그렇지 못해서 오히려 미국 이외인 곳에 비트코인 거래소를 세우려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정부가 비트코인 규제를 완화하고 스타트업이 비트코인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매우 좋은 허브가 될 것이다.

나발 : 한국은 전자 결제 시스템이 가장 첨단화된 곳이다. 한국인들은 이미 마이크로 트렌젝션도 익숙하다. 근데 이러한 점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차라리 아예 전자 결제 시스템이 없는 아프리카가 더 나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코빗에 투자를 진행한 이유는 창업자를 보고서다. 코빗의 창업자는 전세계 비트코인계의 올바른 문화를 확립할 수 있을만큼 똑똑한 사람이다.

재밌는 점은 두 연사 모두 결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성공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 비즈니스로 글로벌 진출을 하고 싶은 국내 스타트업이라면, 아프리카와 같은 미개척지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기사 내용 보러가기

Ⅲ. 기술 기반 스타트업,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만들어라 

노정석_2 한재선_2

한편 <한국형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현재와 미래> 세션에서는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의 진행으로, 노정석 파이브락스 CSO과 한재선 KT 넥스알 대표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세명의 기술벤처 대표주자들은 모두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는데요.

. 경험을 바탕으로 오로지 기술만으로 승부하는 회사는 리스크가 크며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팔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또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먼저 파악하고 기술 외적인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내가 가진 기술과 융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에게 각자 조언을 전했습니다.

노 : 기술로만 이야기하면 안 된다. 기술과 시장의 핏(fit)이 잘 맞아야 한다. 계획이 꼭 필요하고 그게 안 됐을 때의 플랜이 세워져있어야 한다. 첫 3년 동안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그 시나리오를 작성해보라. 그러면 리스크나 변화에 대한 대비가 가능해진다.

한 : 동의한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도메인을 꼭 먼저 정해라. 파이브락스의 경우 애널리틱스 회산데, 그 객체가 게임이다. 이것 저것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도메인을 선택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고객이 생기고 확장되는 거다. 기술만 하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바로 이 포지션을 잡는 거다.

노 : 그리고 대표의 포지션은 결국 다 잘해야 하는 종합예술가여야 한다. 엔지니어면서 기획도 해야 하고 영업도 할 줄 알고, 인문학적 가치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말이다.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를 쓸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다방면에 이해가 깊어야 한다.

이번 패널 토론은 기술 기반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많은 이들에게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할 화두를 던져주는 좋은 시간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Ⅳ. VC, 이제 실리콘밸리가 아닌 아시아의 혁신에 주목한다

팀창_2new_노부타케스즈키_2

'비론치 2014(beLAUNCH 2014)'에서는 최신 테크 뿐 아닌 투자 트렌드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 VC 6인이 모여 아시아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및 투자유치에 관한 두 번의 패널 토론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글로벌 탑 아시안 VC’ 세션에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라이언 리, 라쿠텐벤처스의 안새민, 글로벌브레인의 노부타케 스즈키, 알토스벤처스의 한 킴을 진행자로 토론에 참여했고 ‘탑 실리콘 밸리 VC가 전하는 해외 투자유치 전략’ 세션에서는 메이필드펀드의 팀 챙과 트랜스링크캐피탈의 음재훈이 토론에 나섰습니다.

이들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에는 세계 최고의 커플 SNS인 VCNC의 비트윈과 불과 이틀전 투자가 이루어진 샌드애니웨어를 개발한 이스트몹 등을 포함해 다수가 있죠. 라이언 리는 선진국에서 이미 성공한 서비스가 왜 성공했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진출하려는 국가의 시장 상황에 맞게 자신의 비즈니스를 적절히 적용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부타케 스즈키는 프로토타입만 있는 상태였지만 짧은 시간 동안 급성장해 많은 수익을 거뒀던 아동용 태블릿 기업 ‘푸푸(fufu)’에 투자했던 사례를 들며 한국 기업들이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시장에도 많은 기회가 있음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뒤이은 탑 실리콘 밸리 VC의 패널 토론 세션에서는 가상현실, 공유경제, 로보틱스 등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한 테크 트렌드에 관한 실리콘 밸리 VC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죠. 또한 이들은 최근 메시징 앱 등 특정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의 기업들이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미국에서 이를 모방하려 하고있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선전에 놀라움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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