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프랜차이즈 버가킹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18일 자정 더넥스트웹, ABC방송 등 외신들은 “와퍼(버거킹의 대표메뉴)의 본거지가 골든아치(맥도날드의 'M'자 트레이드마크) 소유물이 됐다”고 버거킹 트위터의 해킹 소식을 보도했다. 8만 9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버거킹 트위터 계정에는 자사 로고 대신 맥도날드 로고가 게재됐으며 “버거킹이 맥도날드에 매각됐으니 가까운 맥도날드 매장을 이용하라”는 등의 거짓 정보가 게시됐다.
해커(@YourAnonNews)는 버거킹 트위터의 사용자명을 ‘맥도날드’로 바꾸고 프로필 사진도 맥도날드 로고로 바꿔치기했다. 또 “우린 방금 맥도날드에 팔렸다! 가까운 곳의 맥도날드를 찾아봐라”, “모든 직원이 퍼코세트(마약성 진통제)를 화장실에서 흡입한다” 등의 버거킹을 타겟팅한 외설스럽고 장난스런 트윗이 약 한 시간가량 지속됐다. 일부 트윗은 버거킹 회장의 개인 계정에 의해 리트윗(RT)된 것으로 밝혀져 버거킹 계정뿐 아니라 버거킹 회장의 계정 역시 해킹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더넥스트웹은 세계적인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버거킹 트위터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어나니머스는 대기업 트위터 해킹을 모의하는 해시태그(#OpMadCow)를 운영 중이다.
맥도날드는 해킹 공격과의 관련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맥도날드는 공식 트위터 계정(@McDonalds)을 통해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라이벌이자 동반자”라며 “이번 해킹과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강조했다. 버거킹 역시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키고 사과의 성명을 발표했다. 버거킹은 “부적절하고 잘못된 정보를 포함한 메시지를 받은 버거킹의 고객들과 팔로워들에게 사과드린다”며 “현재 트위터는 모두 복구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트위터는 이번 달 들어 해킹문제로 계속해 고역을 앓고 있다. 지난 1일 트위터 전체가 해킹되면서 2억명이 넘는 사용자 중 25만명의 사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사건과 관련해 트위터는 해킹 당한 사용자들의 비밀번호를 재설정하여 이메일을 보내고 새로운 비밀번호 생성을 촉구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이전에도 유명인사들의 계정이 해킹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해 보안이 취약하다는 우려가 종종 제기돼 왔던 트위터다. 미 연방거래위원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계정이 해킹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2010년에 트위터의 보안 문제를 조사하기도 했다.
트위터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페이스북 역시 안전하지 못했다. 지난 14일 페이스북은 자바의 취약점을 악용한 지능적이고 정교한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이 공격으로 사용자 정보가 유출된 흔적이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자바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한 이번 해킹 공격은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한 정교한 APT 공격으로 볼 수 있어 추가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안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이 공격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와 공동 수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트위터의 해킹사건과 페이스북의 해킹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두 사건이 연관성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킹당시 해킹 업체가 하나가 아니라는 점과 해킹시점이 비슷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두 양대산맥이 고도의 해킹공격에 무너지면서 SNS 사용자 개인정보 보안 문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보화 트렌드에 따라 모바일 디바이스가 급속도로 양적 성장하면서 SNS 보안 문제는 더욱 어려운 국면에 놓였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SNS 보안 문제는 웹, 모바일 모두에서 올해 IT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버거킹의 트위터 해킹에 해외 네티즌은 그저 재밌다는 반응이다. “누가 버거킹에게 ‘와퍼123’은 적절한 암호가 아니라고 말해줘라”, “끝내준다” 등의 메시지가 트위터에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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