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을 꺾고 다시 돌아온 POP 프로젝트
2012년 12월 28일

휴대용 충전기 POP이 다시 돌아왔다. 라이트닝 커넥터에 대한 애플의 라이선스 발급 거부로 인해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Kickstarter) 사상 최초의 환불 사태로까지 번졌던 이 프로젝트는 21일 애플이 전격적으로 라이선스 발급을 허용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게 되었다. 하나의 충전 기기로 모든 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이들의 도전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Portable Charger POP

POP은 4개의 단자와 2개의 USB 포트로 이루어진 휴대용 충전기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POP는 최대 10대의 애플 제품을 충전할 수 있고, 제공되는 4개의 단자는 현재 출시된 거의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 역시 149 달러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이폰5에 적용된 신규 라이트닝 커넥트와 기존 제품에 사용되는 30핀 커넥터를 혼용하는 충전기에 대해 애플이 라이선스 발급을 거부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큰 벽을 만나게 되었다. 9월부터 이어져온 애플과 POP 개발사인 에디슨 주니어(Edison Junior) 간의 다툼은 결국 에디슨 주니어가 POP 개발을 포기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다.

에디슨 주니어의 CEO인 제이미 시미노프(Jamie Siminoff)는 20일, 제품 개발 포기와 함께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한 139,170 달러(약 1억 5천만원)를 투자자에게 전부 환불해주겠노라고 발표했다. 제이미는 이 발표에서 애플의 라이선스 거부로 제품 개발을 포기하게 되었으며, 고객에게 애초에 약속한 제품을 제공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투자 금액을 환불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는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고 공교롭게 시미노프가 투자 금액 환불을 발표한 다음 날, 애플은 라이트닝 커넥터와 기존 30핀 커넥터를 혼용하는 방식을 허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애플은 커넥터 혼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결함이 라이선스 발급을 거부해온 이유라고 밝혔으며, 자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라이선스 발급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업데이트나 제품 회수 조치도 없이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애플의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은 오히려 더 많은 의문을 양산하고 있지만, 어째든 이로써 POP 개발이 재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POP 개발을 진두 지휘하는 시미노프는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제품의 품질에 대해 타협하기 보다는 차라리 투자 금액을 환불해주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이들의 진심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애플의 정책 변경에 큰 역할을 했다. 거대 기업인 애플과 맞서서 초심을 잃지 않는 뚝심으로 또 한번의 기회를 만들어낸 시미노프와 에디슨 주니어. 이들이 내놓을 POP라는 제품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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