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궁합이 맞는 개발자
2012년 10월 12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두 가지 필수 요소를 꼽으라면 좋은 아이디어와 뛰어난 개발자이다.

개발자가 스스로 창업을 하기도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개발자 파트너를 물색하기도 하고 본인이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추가로 개발자 파트너를 찾기도 한다. 좋은 개발자는 스타트업의 성공의 중요한 열쇠이지만 구하기 쉽지 않다. 또한, 어떠한 개발자가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개발자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실력이 뛰어나 보이지만 막상 일을 그르치는 개발자도 있다.

만약 스타트업을 위해서 개발자 파트너를 찾고 있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물론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개발자를 선택하는 방법과 같은 조건도 있지만 사뭇 다른 요소도 있다.

1.특정 분야 유경험자?
개발자 채용이나 파트너 선택에서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특정 분야 유경험자의 가치를 너무 높게 보는 것이다.

물론 해당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다면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서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타트업이 아니고 이미 성숙된 회사라면 대부분 기존 제품 개발과정에서 변변한 기록도 없고 뒤죽박죽이라서 해당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면 제대로 일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드물다. 또한 개발자들이 많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므로 무조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개발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우선, 개발자 파트너를 특정 분야 유경험자로 한정 지으면 범위가 너무 좁아진다. 소프트웨어에는 수천 가지의 Domain이 있는데 그렇게 범위를 좁히면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어진다.

오랜 기간 한 분야에만 종사하고 있는 개발자들 중에는 의외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은 형편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 대신 Domain 지식만 풍부해서 해당 분야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별 쓸모가 없어지곤 한다. 특히 스타트업은 아직 개발해야 할 분야가 고정 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분야 유경험자만 찾다가는 골치덩어리 개발자를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

특정 분야 유경험자보다는 무조건 뛰어난 개발자를 골라야 한다. 분석, 설계, 구현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가 분야가 바뀌어도 빠른 시간 내에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처음에는 유경험자보다 약간 느릴 수 있지만 역전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실리콘밸리를 보더라도 개발자들이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어떠한 소프트웨어 회사라도 마음대로 옮겨 다닐 수 있는 이유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를 채용할 때 특정 분야 유경험자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를 뽑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심지어는 사용하고 있는 개발 언어의 경험을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특정 분야 유경험자가 꼭 필요한 분야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2. 경험이 많은 개발자?
흔히 경험이 많은 개발자가 실력이 뛰어날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물론 경험 많은 개발자 중에서 뛰어난 개발자가 꽤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하고 있는 것만큼 많지가 않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개발 환경이라는 것이 막노동판과 비슷해서 초급 때 벽돌 100장 쌓던 사람이 고참이 되면 200장 쌓을 수 있는 식이다. 공사판 10년 경험이면 멋진 빌딩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제대로 된 분석, 설계 경험이 부족하고 개발문화라는 것이 너무 척박해서 오랫동안 개발을 한다고 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되지 않는다. 단지, 숙달되고 능숙해지며 해당 분야의 지식이 주로 쌓인다. 여전히 분석, 설계 역량은 미천하고 개발문화는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타트업에는 차리라 경험이 적더라도 두뇌가 뛰어난 개발자가 필요하다. 경험이 너무 많은 것보다 경험은 적당하지만 머리가 좋은 개발자가 다양한 도전에서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또한 경험이 너무 많으면 수많은 잘못된 문화와 관행에 너무 젖어서 스타트업에서 필요한 혁신을 해내지 못한다. 정말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다면 경력이 1,2년이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존 조직의 개발 문화에서는 별로 배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환경에서 배운 것이 적은 개발자들이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더 좋은 개발문화를 정착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기존에 잘못된 관행에 젖어 있는 수많은 개발자들은 이를 부정하고 화를 낼 수도 있지만 그것이 곧 반증이다.

3. 빨리 개발하는 개발자?
스타트업은 다양한 시도와 빠른 전략이 매우 필요하다. 그래서 빨리 개발을 하는 개발자를 선호하지만 빨리 개발하는 개발자보다는 확실하게 마무리를 잘 해내는 개발자가 더 필요하다. 이는 개발자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

어떤 개발자는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매우 빨리 만들어내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는 개발자가 있고 약간은 느려 보이지만 착실하게 개발을 해서 꼼꼼하게 마무리를 하여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내는 개발자가 있다. 이러한 성향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일당백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는 확실하게 마무리를 잘하는 개발자가 더 필요하다. 그렇게 개발하는 것이 최종적으로는 더 빠르다.

같이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러한 개발자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4. 개성이 강한 개발자?
스타트업에서는 개발자의 실력보다 더 필요한 것이 과연 얼마나 뜻을 하나로 모아서 나아갈 수 있는가 이다. 이 또한 개발자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 회사의 정책이나 비전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개발자가 있는가 하면 부정적이고 따로 행동하는 개발자가 있다. 회사의 정책과 비전을 따르지 않는 개발자는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스타트업의 파트너로는 적당하지 않다. 실력만 보고 동참을 시켰다가 두고두고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개발자 하나하나가 영향력이 매우 큰 스타트업에서는 특히 중요한 조건이다.

5. 개인 시간이 소중해?
스타트업에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멤버들의 헌신이다. 일반 회사에서 항상 야근을 강요하는 그런 헌신이 아니다. 회사에 시간과 노력과 위험부담을 같이 투자한 파트너들로서 미래의 결실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헌신은 매우 필요하다. 따라서 헌신할 수 없는 개발자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이, 가정, 주변 환경이 헌신을 가로막는 경우도 고려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얼마나 헌신을 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이다. 이는 하루 아침에 판단할 수는 없고 스타트업의 중요한 개발자 파트너 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꾸준히 관찰을 해야 알 수 있는 요소이다.

아이디어가 스타트업의 중요 요소이듯이 좋은 개발자도 꼭 필요한데 겉모습만 보고 대충 채용을 했다가는 차라리 시작을 안 하느니만 못한 경우가 많다. 몇 년 후에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주변의 개발자 중에서 위 다섯 가지 조건이 맞는 개발자를 꾸준히 물색해둬야 한다. 그리고 친하게 지내라. 그 중에 한 두명이 당신의 스타트업 파트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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