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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은 단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개인의 화나는 일, 억울한 일, 짜증 나는 일만을 해결해주는 곳이 아니다. 누구든지 쉽고, 간편하게 법대로 자신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시작이다. 우리가 모여서 권리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스타트업 <화난사람들> 최초롱 대표를 비석세스의 여성 창업자 인터뷰 시리즈 ‘Formidable Female Founder’에서 만나보았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서울고등법원에서 2년 동안 재판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양쪽이 치열하게 다투는 사안에서는 옳은 판단을 해야 한다는 최초롱 대표의 책임감에 대한 고민은 창업이라는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졌다.

Q. <화난사람들>은 어떤 서비스입니까?

<화난사람들>은 공동소송을 쉽게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누구든지 쉽고, 편하고, 저렴하게 법대로 문제를 해결하고, 권리를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몸이 아파서 의사, 약사를 찾아갈 때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데, 법적인 문제가 생겨서 변호사를 찾아갈 때는 부담을 느낍니다. 몸이 아플 때 먼저 가까운 의원이나 약국을 부담 없이 찾는 것처럼 발생한 문제를 법으로 해결할 때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화난 사람들>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어떻게 됩니까?

사법시험을 공부할 때부터 법원 경험은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로스쿨 제도가 생긴 이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해도 바로 판사가 될 수는 없고, 재판연구원으로서 법원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재판연구원은 재판부에 소속되어 재판업무를 돕는 일을 합니다. 사건을 조사해 보고서도 쓰고, 재판에도 참석하고, 판결문 초고를 작성하는 일도 합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서울고등법원에서 2년 동안 재판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양쪽이 치열하게 다투는 사안에서는 옳은 판단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재판은 기본적으로 과거에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결론 내리는 일입니다. 이는 그 자체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과거보다 미래에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법원에서 일하면서 ‘법은 평등한데, 그 법을 얼마나 잘 이용할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고, 창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Q. 공동소송 플랫폼에 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비교적 소액의 피해를 입은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였을 때, 이들이 법대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법대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비용이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큰 경우가 많고, 변호사는 다수의 피해자를 위해 소송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니다.

혼자 법대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함께 법대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화난사람들>은 이렇게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플랫폼을 통해 함께 변호사를 선임하고, 필요한 정보와 증거자료 등을 입력함으로써 혼자일 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변호사에게는 사무를 자동화하는 관리툴을 제공함으로써 단순 사무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줍니다. 법률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 양쪽에 필요한 편익을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표면화되지 못했던 법률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기존까지는 변호사가 직접 공동대응할 만한 법적 이슈를 알리고 <화난사람들>을 통해 참여자들을 모으는 형식이었습니다. 4월 홈페이지 중간개편 이후 일반 이용자들이 제보/신고하는 이슈에 변호사들이 전문가 의견을 달아 법률 대응 방법을 알려주고, 프로젝트를 열어 다른 피해자들도 모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동물 학대 및 후원자 대상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수의대생 유튜버 ‘갑수목장’을 대상으로 한 공동소송이 제보로 시작한 사례입니다.

일상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은 <화난사람들>에 제보/신고해주세요. <화난사람들>과 함께하는 변호사님들과 문제를 법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Q. <화난사람들>은 화난 사람들과 변호사 모두를 위한 플랫폼이군요.

<화난사람들>은 중개 서비스로서 양쪽 모두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법률시장은 변호사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변호사 수는 2배 이상 늘어났고, 지금도 매년 1,500명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제 점점 더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화난 사람들>은 사건을 중심으로 수요자가 모일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변해가는 법률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화난사람들>을 함께 만들고 계신 분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저를 제외한 우리 팀원들은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로 법에 관련된 일을 한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화난사람들>에서 팀원으로 함께 하면서 이제는 무슨 뉴스가 있으면 ‘이런 건 손해배상소송을 하면 되지 않을까’, ‘불공정 약관이니 공정위에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 등 먼저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비법률가인 우리 팀원들이 이제는 문제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법적으로 해결할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화난사람들>이 잘 성장해간다면 많은 사람이 우리처럼 리걸 마인드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창업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두뇌 풀가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업가는 나와 내가 하는 비즈니스를 동일시하게 되다 보니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추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두뇌풀가동 상태로 살아가는 게 쉽진 않지만 내가 생각한 일을 실현하고, 그 일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고, 세상을 바꿔 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입니다. 처음 겪는 일이 너무 많다 보니 혼란에 빠질 때가 많지만 하나씩 극복할 때마다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믿으며 달리고 있습니다.

Q. 창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십니까?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화난사람들>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법인 설립은 늦게 할수록 유리한 점이 많더군요. 법인을 설립하기 전에, 창업 교육을 받았다면 지금보다 시행착오가 덜 했을 것 같습니다.

Q. 창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어디에서 얻으셨습니까?

시간 날 때마다 K-startup 사이트에 가봅니다. 웬만한 지원사업 공지는 여기에 다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번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한 컨설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형식적으로만 진행되고 실질적 도움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놓은 만큼 잘 관리되어 지원 목적대로 운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우리 매체 이름은 비석세스입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성공은 무엇입니까?

잠자리에 들 때 후회가 없는 하루를 보냈다면 ‘성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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