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쉽지 않아! – Localization 이슈로 골머리 앓고 있는 스타트업의 생생대담 PART Ⅱ
2013년 03월 20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응원합니다.”

beSUCCESS가 지향하는 바는 글로벌 진출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현지화라는 것을 최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이미 성공한 아이템을 한국에 들여와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서비스들도 많지만 카피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이 있는 스타트업 4곳을 초청해 “현지화, 쉽지않아!”라는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대담에 참석했던 스타트업은 위시켓, 미미박스북메이트굿닥입니다. 이 네 스타트업은 각각 프리랜서 아웃소싱 플랫폼, 섭스크립션 서비스소셜숙박 서비스의료시설 검색/예약 서비스를 벤치마킹하였습니다

진행은 Bitamin 조규민대표가 맡았습니다.

현지화, 쉽지않아! – Localization 이슈로 골머리 앓고 있는 스타트업의 생생대담 PART Ⅰ 바로보기

 

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가?

조규민> 앞에서 마케팅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질문 드리겠습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서 소셜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들을 진행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오프라인 마케팅과 비교해서 어떤 쪽이 더 효율적인가요?

굿닥> 저희는 다양한 시도를 해봤고 심지어 길거리에서 요쿠르트를 나눠주면서 고객을 유입시키려고도 해봤지만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마케팅이 굿닥에게 효율이 좋습니다. 굿닥은 채널을 많이 늘릴수록 그 수익도 커지는 구조인데, 오프라인 마케팅이나 기성 매체를 통해서는 마케팅 비용에 대한 수익을 회수할 수 없었습니다. 마케팅을 진행하면 들어간 비용에 대비해 벌어들이는 돈이 더 커져야 할텐데, 나가는 돈 만 많아져서.. 결국에는 싼 비용으로 트래픽을 증가시킬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우선 프로덕트 밸류가 좋아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요즘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굿닥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법한 유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굿닥 페이지는 네 달 넘게 운영해도 2,000을 겨우 넘겼는데 새로 운영하는 ‘다이어트의 모든 것’이라는 페이지는 다이어트 관련된 콘텐츠를 올리는 것만으로 3주 만에 12,000명 정도의 팬을 확보했어요. 사용자들을 서비스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 단계로 잠재고객들을 모으는 역할을 이 페이지가 하고 있습니다.

 

미미박스> 저희는 가능한 마케팅들을 대부분 시도해봤는데 요즘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중앙일보와 제휴를 맺고 6,000만원짜리 광고를 총 네 번 냈던 적이 있는데, 트래픽 변화가 전혀 없었어요. 물론 저희가 2억 4천만 원을 지불한 것은 아니었고, 장기적인 관계를 위해 진행한 제휴였는데 트래픽에 너무 도움이 안되서 제휴는 끊을 수 밖에 없었어요. CJ E&M와는 1년 6개월짜리 제휴를 맺었고, TV라는 매체를 통해서 고객유입을 시도했는데 8,000명 회원가입이 늘었고, 그리고 그 중 40%로부터 구매 전환이 일어났어요.
조규민> 혹시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미미박스> 겟잇뷰티라고…
조규민> 네! 왠지 그 프로일 것 같았어요. 고객 타겟팅이 딱 되어있네요.
미미박스> 처음에는 프로그램의 막바지 3분 정도를 할애 받아서 상품을 소개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겟잇뷰티 인더 박스’라는 프로그램이 따로 만들어 졌어요. 스핀오프를 한 거죠. 그래서 일주일에 방송이 총 14회 나갑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만큼은 효과가 없어요. 들어와 볼 사람은 이미 첫 방송 때 다 들어 왔던 거죠.
그리고 아주 초창기에 사무실 임대료가 100만원이었을 때, 뉴스컴이라는 대행사와 계약을 한 적이 있어요. 구글이랑 유튜브 쪽으로 PR을 해주는 곳이었는데, 3달 동안 2,400만원 정도를 쏟아 부었을 때 중앙일보 경제 1면에 소개될 수 있었어요. 그 때 기사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부분이 미미박스 대표가 20대이고, 인물에 대해서 더 부각시켜서 미미박스라는 이미지를 조금 더 부풀려보자는 의도였어요. 그 기사가 네이버에도 뜨면서 그 달에만 매출이 1억 8천이 나왔었거든요? 하루에 3,500만원씩 3일 연달아 찍히기도 했어요. 그래서 덕분에 1억 매출대까지는 금방 도달할 수 있었고, 그 뒤로는 PR보다는 내부적으로 마케팅 팀을 꾸리는 방향으로 갔죠.
그냥 고객만 데려오기에는 학교 축제 같은 것도 괜찮을 거에요. 컴퓨터 두 대. 인턴 네 명 정도를 내보내서 화장품 샘플을 하나씩 나눠줄 테니 가입하라고 하면 하루에 3,000명도 금방 모을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이 구매전환으로 이어지진 않죠. 16,500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할만한 의사가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미미박스에 관심이 있어서 회원 가입한 사람들도 아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라면 적절한 타겟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발로 뛰면서 유저를 발굴하는 게 더 성격에 맞을 거에요. 저희가 제휴를 맺고 있는 블로거들이 1,000명 정도 되는데 일일이 쪽지를 다 보내서 데려왔었어요.

위시켓> 위시켓 서비스 자체가 다수의 대중에게 알려져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서, 저희 마케팅은 다른 곳과는 조금 다릅니다. 새로 알리는 것보다는 구매율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들어온 사람들이 안 나가도록 붙잡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하는거죠.
조규민> 잠재고객보다는 충성고객에 더 타겟팅한다는 말이군요?
위시켓> 네, 충성고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블로그에 쌓아가는 온라인 마케팅을 계속 하고 있죠.
북메이트> 저희는 가장 치열한 광고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산업에 속한다고 봐요. 온라인 광고도 해야 하죠, 카페랑 블로그도 운영해야 하죠…. 얼마 전까지 블로그를 11개 운영했습니다. 트래픽 1,000명 이상 채우지 못한 건 다 닫았고 그 중 공식 블로그 1개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중이고요.
검색어 시장은 더 심해요. 에어비앤비도 얼마 전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공식발표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마케팅 진출이거든요? 한국에 지사가 없는 익스피디아도 검색시장에는 돈을 뿌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한국의 민박 키워드까지 관련 키워드로 다 등록하는 정도인데 저희 입장에서는 참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네이버가 70~80% 점유하고 있는 검색어 시장에서 살아남는 건 쉽지 않아요. 네이버 키워드 광고비용으로 들어가는 돈만 한 달 아껴도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니까…
조규민> 어마어마하네요
북메이트> ‘마카오호텔’이라는 키워드는 고객이 한 번 클릭할 때마다 5,000원씩 줘야 되요. 근데 웃기는 건, 키워드 광고를 통해서 들어오는 고객들에 대해서 객단가라던지 전환율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다는 점이에요. 키워드 광고는 정말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의도를 마카오를 눌렀는지 알 수도 없어요. 수치화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검색어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참 어렵죠.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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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안에 쓰이는 생소한 용어들 (사용자 교육)

조규민> 서비스를 현지화하면서 서비스에 쓰이는 특정한 용어들이 있잖아요?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용어들이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는데 어떤 불편함들이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미미박스> 저희가 론칭하기 이전에는 국내에 글로시박스만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섭스크립션’이라는 단어를 아예 안 쓰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희가 대규모 PR을 시작할 때, ‘섭스크립션’이라는 단어를 꼭 넣어서 소개해달라고 당부했어요. 왜냐하면 기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거든요. 새로운 커머스의 형태가 새로 나왔다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저희는 저희 서비스를 농담 섞어서 ‘파트라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사실 섭스크립션이 우유배달이랑 전혀 다른 게 없어요. 우유배달이 진화한 형태지만 섭스크립션이라는 단어를 썼죠.
지금도 저희 서비스는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은 서비스에요.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3개월 상품, 6개월 상품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안 나와 있어요. 3개월 분량이 한 번에 배달되는지, 나눠서 배달되는지도 이해하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1,300명이라는 파워블로거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인데, 그 분들이 저희 서비스를 저희보다 더 잘 설명해주셔요. 회사 내에는 콘텐츠팀 조차 없어요. 회사소개의 어떤 부분이 틀렸고, 어떻게 소개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에 대한 논의도 안하고 있죠.
조규민> 그래도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관리를 하셔야죠?
미미박스> 아직은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올해 안에는 해야죠.

북메이트> 저희는 아예 그런 생소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한국식으로 ‘민박집’, ‘주인장’ 이런 표현들을 썼어요. 공교롭게도 서비스를 오픈 하려니까, 기존의 IT업계에 계신 분들이 에어비앤비와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론칭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유명한 에어비앤비와 똑같이 만들어진 서비스가 생기니까 IT업계에 있는 분들, 언론사에 있는 분들이 관련 용어들을 쓰기 시작했어요. 공유경제라던지, 빈방 공유라던지… 저는 이게 화장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작 스스로도 이 것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데 기자 분들이 찾아와서 거대담론을 만들어주고 확대해석을 해주시는 거에요.
사실 시장에서 이렇게 팬시한 말들은 1년 내지 2년 내에 유행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소셜커머스는 ‘싼 거 하루에 하나씩만 판다’라고 간단하게 설명될 수 있잖아요? 소셜숙박이라는 단어도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 사용되는 하나의 서술어에 불과하지 수익모델이 완전히 만들어지고 서비스도 소비자들에게 정착되고 나면 이런 용어들은 다 사라질 거에요.

위시켓>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이미 ‘클라우드 소싱’이나 ‘스마트 워크’와 같이 이 모델을 정의하는 표현들이 해외에는 아주 많이 있어요. 하지만 본질은 ‘아웃소싱과 프리랜서’ 간에 있는 이슈잖아요? 생소한 용어를 클라이언트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기존에 있는 ‘아웃소싱과 프리랜서’라고 설명하기에도 무리가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프리랜서와 아웃소싱이라는 용어에 대해 심리적인 거부감이 굉장히 큰 편이거든요. 프리랜서를 쓴다고 하면 “이 회사는 여력이 안되나?” 아웃소싱을 한다고 하면 “얘네들은 개발력이 안되나?”라는 인식을 갖기 일쑤죠.
그리고 프리랜서들에 대한 대우도 굉장히 안 좋은 편이에요. 기존의 에이전시들이 소개비로만 30%정도 받고 있는데 기존에 있던 표현대로 “프리랜서를 아웃소싱한다”라고 설명해버리면 위시켓의 차별화된 프로세스도 이해시킬 수가 없어요. 기존의 프리랜서분들은 일이 끝나고 나서야 대금을 지급받는데, 위시켓은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금액을 전액 받아놓고 진행한다는 부분이 또 다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위시켓에 등록된 프리랜서 분들을 프리랜서가 아닌 파트너스라고 부르고 있어요. 클라이언트에게 견적서를 보낼 때에도 “프리랜서 10명이 있으니 고르라”고 하는 것보다 “파트너스 10명이 귀사의 프로젝트에 지원을 했으니 검토를 부탁 드린다.”라고 말하면 조금 달라 보이죠.

굿닥> 사실 굿닥이라는 서비스는 정말 단순하거든요. ‘검색하고 상담하고 신청’하는 게 전부라서… 유저들에게 굿닥을 이해시키는 것이나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서비스 소개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아요. “의사랑 상담하는 거야”라고 설명하면 끝이거든요. 오히려 업계에서 서비스를 알릴 때 거창한 개념을 가져다 쓰거나 해외의 유사사례를 언급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해외에서 증명된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사업성이 높다는 생각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저희처럼 해외 서비스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 아닌 현지화를 위한 피벗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 경우에는 저희 서비스와 우리나라 시장의 독창성을 얘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 유사사례를 빗대여 설명하는 것이 조금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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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한 원조 서비스가 한국으로 들어온다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조규민> 지금 모인 네 분의 대표님들은 해외에서 성공한 모델은 한국으로 가져오면서 현지화를 했는데, 만약에 벤치마킹한 서비스가 한국으로 진출을 하게 되어서 서로 맞붙게 된다면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북메이트> 이미 거대기업이 되어버린 에어비앤비가 한국시장으로 와서 성공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창업을 했잖아요. 익스피디아나 Hotels.com 같은 경우는 MS에서 시작한 더욱 거대한 회사잖아요. 그런데 한국 진출이랍시고 마케팅 비용만 책정해서 서비스를 알리는 식으로 진출하면 될 리가 없어요.
한국 소비자들은 되게 무섭거든요. 예를 들어 소비자가 최저가 검색으로 가장 싼 가격에 여행상품을 구매했는데, 이게 실시간으로 순위가 변동되면 한국 소비자들은 바로 전화해서 “내가 방금 최저가인줄 알고 구매했는데, 다른 데 가격이 더 싸게 떨어졌다. 너네가 물어내라”고 얘길 해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대응을 안 해주니까 계속해서 이탈고객이 생기는 거죠.
이미 이런 유사한 형태의 사례가 있어요. 그루폰코리아를 만든 로켓인터넷에서 에어비앤비와 완전히 카피해서 윔두라는 서비스를 한국에서 했다가 이미 철수했거든요. 윔두의 문제는 딱 하나였어요. 한국 소비자를 감당해낼 수 있는 CS팀의 부재. 그리고 외국 기업은 아예 그런 생각조차 못해요. 그래서 저는 북메이트가 에어비앤비와 아예 마켓이 다르다고 얘기를 하는 거에요.
북메이트는 새로운 서비스라고 보면 안되고 이미 기존에 있던 여행산업, E-commerce와 같은 것인데 어떻게 하면 다른 기업들보다 반발자국만 앞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존 시장을 어떻게 뺏어올지에 대한 관점으로 접근해야죠. 이것도 쉽지마는 않죠.

굿닥> 저희는 싱가폴에서 들어온 ‘닥닥’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닥닥도 대규모의 씨드머니로 시작하고 있는 곳인데, 그 서비스를 보면 로컬라이제이션의 이슈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닥닥의 사이트는 지도 중심으로 병원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한국 유저들의 높은 컨텐츠 니즈를 맞추기 위한 변화가 이뤄져야 할 거 같습니.. 최근에는 애드라떼가 메디라떼라는 서비스를 만들어냈고, 초창기에는 오마이닥터라는 서비스도 있었고 최근에는 또 존닥이라는 서비스도 나왔어요. 제가 볼 때 작닥이 들어온다 해도 한국 시장은 쉽지 않아요.
지금 굿닥은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는데 굳이 여기서만 사업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로컬비즈니스는 어차피 영업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서비스를 가지고 들어온다고 해서 절대로 성공 못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로컬비즈니스를 영업에 대한 의존성을 낮출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세일즈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일본에도, 미국에도 쉽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조규민> 이것도 사업 분야별로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위시켓은 어떻습니까? 그 전에 경쟁구도에 있는 곳이 있나요?

위시켓> 현재는 없습니다. 그런데 안테나를 세우고 정보를 캐려고 접근해 오시는 분들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개발단계에 있는 UI/UX의 개선된 버전들은 후발업체가 따라온다 싶으면 조금씩 리뉴얼 하면서 도망갈 계획이고요.
해외에 있는 이랜스가 진출한다 해도 한국 시장을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에요. 우선 저희가 시장에 먼저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에 위시켓이 지금까지 쌓아온 인력풀은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거에요. 그래도 환영할만한 입장은 아니라고 봐요.

미미박스> 저희는 BirchBox같은 서비스들이 제발 와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한국에 진출한다고 상표권도 등록하고 검색어광고도 진행을 하고는 있는데, 온다 온다 말만 하고 아직 안 들어오고 있네요.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글로시박스는 저희가 처음 나왔을 때와 비교해서 오히려 판매되는 박스 수량도 매출도 줄어들었어요. 사업을 접고 있는 다른 섭스크립션 서비스들도 있기 때문에 혹시 이러다가 이 사업이 사양길이라는 인식이 생길까봐 오히려 걱정됩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들어오게 되면 아무래도 경쟁구도에는 놓이겠죠. 그런데 이 비즈니스는 소셜커머스처럼 자영업자 사장님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미박스가 이미 한국의 뷰티브랜드들과 맺어놓은 관계를 다른 섭스크립션 서비스가 들어온다고 해서 깨지진 않을 거에요.
그 유명한 서비스가 빨리 한국에 들어와서 기사라도 하나 더 내고, 광고 하나 더 내고, 네이버 메인에 한 번 올라가게 되면 연관검색으로 분명히 미미박스가 뜨게 되거든요. 그럼 결과적으로 미미박스만 더 많이 노출되는 거에요.
조규민>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것인가요?
미미박스> 미미박스가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저희보다 먼저 글로시박스가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처음 저희가 잡았던 목표는 글로시박스 사용자 10,000명을 끌어오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글로시박스가 언급되고 있는 카페를 일일이 찾아가서 글 남기고 홍보하기도 했던 거고요. 지금은 옮길 수 있는 고객을 다 옮겼고, 롤모델이 없어져버리니까 오히려 더 힘들어요.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죠..

북메이트> 에어비앤비는 지금 한국에 들어왔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어요. 그런데 혹시 대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새로운 서비스가 잘되고 있으면 안테나를 세우고 찾아나서는 대기업들이 있거든요.

미미박스> 국내 대기업 중에 CJ, 옥션, 아모레에서 이미 섭스크립션 서비스로 선보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진행되는 서비스와 스타트업이 하는 서비스는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이 사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서 될법한 사업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저도 대기업들의 진출이 두렵다는 생각이 들텐데, 저희는 이 사업이 철저히 영업기반의 사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에 신세계에서 소셜커머스로 진출했지만 안됐던 것처럼, 섭스크립션도 안될 거라고 봐요. 대기업도 진출한다고 하면 저희는 환영입니다.
그리고 지금 미미박스는 CJ E&M이란 계약을 맺어놓은 상태인데 CJ오쇼핑 쪽에서는 섭스크립션 사업을 자체적으로 시작한 상황이거든요. 저희가 CJ E&M쪽에 결과보고서를 다 제출하면 오쇼핑쪽으로 토스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쇼핑에서는 저희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입장이겠죠? 그런데 창업자라는 것과 대기업에서 직원으로 있는 책임감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차이를 좁히기가 힘든 것 같아요. 창업자들이 가지는 열정이나 노력이나 일하려는 자세들이 확실히 다르거든요. 게다가 통장잔고가 보일 때와 안보일 때의 상황도 다르고, 대기업에서도 성과를 못 내면 짤리고 말겠지만 창업자가 성과를 못 내게 되면 연대보증 5천만 원이라는 빚이 생기거든요. 그 차이도 있죠.

굿닥> 대기업은 신규 사업을 소규모 TF조직 중심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문성이나 절박함이 벤처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포털 등의 대기업이 높은 서비스 완성도와 트래픽으로 시장진입에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벤처의 서비스가 가진 절박함과 진정성이 더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규민> 처음에는 기존의 서비스가 한국으로 진출하면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기존 산업군이나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위협적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네요.

굿닥> 한국은 워낙 현지화가 많이 필요한 시장이다 보니까 해외 IT업체가 한국시장으로 진출해서 성공한 사례가 아예 없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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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조규민> 그러면, 로컬라이제이션의 반대말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해외 진출에 대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미미박스> 처음 시작할 때에는 500박스만이라도 모두 팔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한국 뷰티박스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인기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일본은 지난 지진이 일어나고 난 이후 생산공장을 한국으로 옮긴 곳도 많고요,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뷰티의 메카라고 할 수 있어요. 한국 다음의 시장을 고르라면 일본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 달부터 일본 지마켓에서 미미박스를 팔기 시작했어요. 한국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고 있어요. 지금은 비트윈과 함께 박스를 구성해서 일본에서 공동프로모션할 계획도 가지고 있고요, beLAUNCH Tokyo에 가는 것 또한 그런 잠재적인 관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의 네트워크를 넓혀 놓으면 동남아시나아 다른 시장에 진출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조규민> 단순한 희망으로 끝날 것 같진 않네요. 왠지 잘 될 것 같아 보입니다.

굿닥> 지금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 사실 수익은 중국에서 얻되, 서비스는 계속 한국에서 하는 방식이거든요. 한류와 같은 방식인 거죠. 로컬 콘텐츠를 해외에 파는 것보다는 해외 콘텐츠를 해외에서 파는 것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굿닥의 정말 궁극적인 목표는 일본과 미국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병원 검색 및 상담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어 보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위시켓>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옆나라 일본만 봐도 유사한 서비스가 7개가 있고 그 중에 하나는 일본 야후에서 만들어 낸 서비스입니다. 만약 해외 진출을 계획한다면 분명한 차이점을 먼저 세우고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북메이트> 한국과 비슷한 환경인 중국과 일본이 가까이 있지만 아직은 진출 계획이 없습니다. 일단 창업자가 알지 못하고서는 해외 진출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우선 한국에서 경쟁상대라고 생각하고 있는 하나투어와 싸우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미미박스>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은 투자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니즈가 있다기 보다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요소중의 하나이기도 해요.
굿닥> 화장 중의 화장이죠.
미미박스> 네, 굉장히 많은 투자자들이 얼마나 글로벌하게 서비스를 확장시킬 수 있냐를 물어보시거든요? 그래서 지금 어느 정도 그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기도 해요. 될지 안될지에 대해서 저희가 먼저 알아야겠지만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안된다고 설명할 수 있는 설득논리가 준비되어야 하겠더라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해외 진출을 검증해보기 위한 간접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별 질문

조규민> 대담이 거의 끝나가는데, 이제는 개인별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미미박스는 아까 말씀해주신 대로 매월 다른 스타트업과 콜라보레이션 박스를 기획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른 영역의 섭스크립션이 많은데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해볼 생각은 있나요? 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미미박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인데, 저희가 버티컬하게 다른 영역으로 두 번이나 진출을 했다가 2억을 손해봤어요. 저희가 창업을 하고 나서 많은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를 하겠다며 찾아왔어요. 그 분들이 돈을 준다고는 하는데, 쓸 데는 없으니 “그럼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할까요?”라고 다시 여쭤보면 모든 분들이 버티컬 확장을 하라고 하셨어요. 전략 전문가 분들도 마찬가지였고요. 저희는 영업을 좋아하는 기업이니까, 다른 영역으로도 영업을 시작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른 버티컬 섭스크립션을 들여다봤더니 경영적인 이슈도 생기고, 조직관리의 문제도 생겼고, 다른 산업의 특성도 있었고… 오직 영업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지금 다른 산업에서의 섭스크립션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주 회의적입니다. 아예 뷰티 이외에는 손대지 말자며 수직적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겠지만 저희는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 저희보다 잘 된 회사를 찾아요.
그리고 예전에는 굿닥과도 협업한 적이 있어요.
굿닥> 미미박스 안에 서비스의 특전을 누릴 수 있는 쿠폰을 넣어서 발송했고, 굿닥에서는 미미박스의 이벤트 존을 만들어서 랜딩했어요. 타겟 유저분들이 비슷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마케팅이었어요. 그리고 병원에 저희 서비스를 소개할 때에도 “우리가 이렇게 참신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질의 소비자를 전달해 줄 수 있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브랜딩을 할 수 있었어요.

조규민> 만약에 하루 아침에 우리나라 의료환경이 미국처럼 바뀐다면? 작닥과 같이 서비스 피벗을 해야 할까요?

굿닥>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죠? 의료검색 서비스가 가장 의미있는 곳은 현재의 미국시장입니다. 보험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알아보기도 힘들고 좋은 의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힘듭니다. 미국은 정말 자본주의화되어 있는 곳이라서 의사들과 의료검색 서비스가 돈을 벌기에는 좋은 곳일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아주 살기 힘든 환경이죠. 물론 상황에 맞게 서비스도 바뀌어야겠지만 정치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안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규민> 국내에는 온라인 워킹보다는 파견을 나가는 개발자 에이전시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런 업체들과 분명히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은데, 그들과 다르다는 차별점으로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위시켓> 정말 많은 고민을 한 부분입니다. 온라인 워킹 뿐만 아니라 파견근무도 함께 가져가게 되면 처음에야 수익성이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경쟁력이 사라질 것이거든요. 처음 브랜딩이 잘못되면 나중에 되어서는 고칠 수가 없기 때문에 재택근무 쪽만 가져가기로 했어요. 지금도 지방에 계시거나 해외에 계신 사업자 분들 중에서도 국내에 있는 개발자를 찾는 경우가 있어요. 이 니즈가 분명히 있다고 저희는 믿고 있기 때문에 계속 원격근무 쪽으로 고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조규민> 에어비앤비의 한국진출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북메이트> 에어비앤비는 빈 방 위주의 플랫폼만 가지고 있고, 북메이트는 럭셔리한 것들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일단 타게팅은 다르지만 에어비앤비가 한국에서 얻어갈 것은 얻을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 돈을 뺏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봐요. 유사한 플랫폼이 하나 더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전국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다른 마음을 먹는 것이 더 위협적인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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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목표

조규민> 긴 대담의 마지막입니다! 그럼 각자의 서비스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가 무엇인지 한마디씩 하면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굿닥> 우선 튼튼한 로컬 서비스를 구축해서, 미국과 일본에서 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미미박스> 지금까지 B2C위주의 사업에 집중해 왔는데, 앞으로는 뷰티 제조사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하는 것이 2013년도의 목표입니다.

위시켓> 올해의 목표는 온라인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하는 것이고, 그보다 더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일하는 방법 자체가 스마트하게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위시켓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메이트> 여행의 수요는 높아지는데, 제대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아요. 거창하게 플랫폼에 대한 전략이라기보다 새로운 여행사의 길을 조금만 앞서 나가면서, 기존 여행사들과도 싸워서도 이길 수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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